자명종도 잠든 새벽 내 잠은 깨져라!
쪽방으로 건너와 네플릭스를 연다.
내가 찾았던 제주 이전의 제주 이야기가
송송송 벌집처럼 현무암 구멍 속에 잠들었던 이야기
애벌레 되어 기어나 오듯 펼쳐지는 이야기
엊그제 이바지 음식으로 받은 찰떡처럼 찰지기도 하고
고장이 난 시계가 보통 사람들의 위대한 시대를 열겠다며
대통령 되었던 조강의 사단장 노태우를 가리킨다.
시집 못 간 갑돌이와 갑순이가 달 보고 울었다는
육짓것들의 사랑 얘기와는 사뭇 다르게
관식이와 애순이는 장가가고 시집왔다.
금명이 은명이 동명이 낳고도 늘 바람 불고 비 오는 제주
어지럽게 어제와 오늘을 오가며 펼쳐지는 시간여행
눈물이 빗물 되어 가슴을 적시다가
콕콕콕 위산과다 위벽 헐어내듯
쓰린 속 후벼내는 아픔도 있다.
외돌개에서 서귀포여중 쪽으로 방향 잡고 쪼매가다
가파른 계단 내려가는 길이 삼태기 손잡이쯤이다.
바다를 향해 두 팔 벌리듯 아늑한 꽃밭
노랗게 짓노랗게 피어난 유채꽃
달빛이라도 쏟아부으면 미치고 환장하것다.
“춘풍에 울던 바람
여적 소리내 우는 걸
가만히 가심 눌러
젊잖아라 달래봐도
변하느니 달이요
마음이야 늙겠는가?”
오애순의 여덟번째 이야기는 밑에 두 줄이다.
변하느니 달이요 마음이야 늙겠는가?
25년 3월 16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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