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 첫째주 토요일의 금오산
언뜻, 지나가는 그림을 티비에서 봤다.
그리고 안해와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우리 저기 함 가보자"
그래서 갔다.
경북 구미의 금오산
집에서 사백여리 관운장이 탔던 적토마 보다 더 빠른 말이 있으니 한달음에 달려왔다.
입구에서 김밥과 탁주를 사들고 올라가는 초입
가을 잔디밭에 쏟아지는 아침 햇살에 비친 풍경이 참 곱기그지없다.
저쯤 모이면 목소리 큰 사람 꼭 한 명 있고
큰소리로 노래 잘하는 사람 꼭 한 명 있고
인정많은 사람 꼭 한명 있고.....
그 모든 사람들이 나무와 잘 어울렸다.
금오산성
옛날 사람들 참 부지런했다.
배낭지고 올라오기도 힘든데 저 돌 하며 기와하며.....덕분에 그림이 좋긴 하지만...
모름지기 사진이란 빛의 예술이요
그 빛의 각도에 관한 예술이요........
저 아해
중학교 입학하기전 혼자 안나푸르나 가겠다고 하면 어쩌나???
남자와 여자가 같이 만나서 사랑을 하고
같이 산에 오고
같이 음식을 먹으며
같이 이야기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해운사란 사찰 하나 나온다.
사람과 산 혹은 산과 사람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어울린다.
그러나 사찰은 때와 장소 불문하고 산과 완벽하게 어울린다는 생각이 언뜻 들었다.
손 흔드는 폼새로만 보면 영부인하고도 남음이 있겠는데
정작 대통령이 되어야 할 사람은 삼십년 넘게 한 우물 파는 충청도 샌님이니 ..........
대혜폭포라했다.
숨차게 올라 예까지 왔는데 뒤에서 경상도 억양의 아지매 말씀이 정상까지 꼭 1/3이란다.
여름엔 참 좋으니 또 한번 다녀가라면서...
이정표에 언뜻 봤다. 할딱 고개라고.....
설마했는데 설마는 늘 사람을 잡는다.
오른쪽으로 감아 올라가는 길은 이렇게 끊임없는 계단 계단 계단
나의 보폭을 강제하는것에 대한 거부감에도 아랑곳 아니하고 끊임없이 지겹게 이어졌다.
더 오르려 해도 이젠 더 오를곳이 없다.
산은 늘 땀 흘린 자에게만 이렇게 설 자리를 내준다.
산에 오르는 즐거움 중의 하나가 내려다 보기 인데 짓궂은 날씨가 심술을 부렸다.
약사암
정상에서 내려와 반대편 내리막이 시작되는곳에 있었다.
약사암 범종
막힌 곳이 없으니 이른 새벽 종치면 참 멀리까지 들리기야 하겠지만 엄동설한에 종치러 가려면
참 힘들겠다.
청주 공군비행장 가는 길에도 있다.
메타세콰이어
이름 외느라 진 다 빠졌던 그 나무 열병식 받으며 내려왔다.
왜 국립공원이 아니고 도립공원일까 하는 의문 하나 스스로 풀렸고
오른쪽 무릎은 계단 오를적 마다 만보기 숫자 넘어가듯 기분좋지 않은 신호를 전해왔다.
이제 겨우 반평생을 살았는데
어찌하여 오른쪽 무르팍은 이렇게 서둘러 엄살을 부리는지....
아직 오를 산이 많은데 ..............
조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