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나와서 부르는 노래

출렁이 듯 울렁이 듯-소금산 출렁다리

조강옹 2024. 11. 24. 06:02

 

 

 

"일하지 않고 먹고사는" 백수의 삶을 살다 보니 지난날을 거슬러 좌표 찍기가 그리 쉽지 않다.

삼사 년쯤 전에 다니러 왔던 적이 있었는데도 뽕나무밭이 바다가 된 격으로 바뀌어 있었다.

 

케이블카는 공사 중이었고 입구 줄 선 호떡집에서 호떡 하나씩 나누어 먹었다.

맛도 맛이려니와 속이 더워 오는 것이 간식으로선 제격이다.

두 개의 다리를 지나는데 저 삼산천교 다리가 더 예쁘다. 

 

이담에 가야 할 곳은 늘 어렴풋이다.

저 스카이 타워가 그렇고 차츰 다가오는 인생 종착역 또한 그러하다.

어렴풋이 지만 괜찮을 것 같은, 그래서 심장 박동이 잠시 콩콩 급가속 모드로 전환되는 즈음

입장권을 할인받기 위해 스맛폰 들여다보며 관광 어쩌고 하는 어플 찾아 헤매는데  안해가 걱정을 한 방에 날리는

저 안내판에서 먼저 발견했다. 

 

아마도 시장님들끼리 선약이 있었던 모양이다.

동주도시- 족보에 같은 항렬 찾듯 원주와 같이 끝자리가 "주"자로 끝나는 도시에 거주하는 시민에 대하여 특별 할인한다.

아날로그가 디지털보다 우선할 수도 있다는 깨우침을 준  안해가 고맙고 일찌감치 이런 착한 약속 맺어놓은 청주 시장께도 진정 감사했다.

방금  삼산교 입구에 무인 매표소에서 똑똑한 척하고 발권했으면  일낼 뻔했고나!

 

나이들 수록 제일 반가운 것이 "무료"이고 그도 안되면 급한 대로 "할인"이 갈증에 냉수처럼 반갑고 고마운 것이 노년의 삶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보건소에서 혈압약이나 위장약 -무료 진료에다  처방전에 스태플러로 콕 찍어주는 1천 원 할인권

초장부터 오뉴월 엿가락 늘어지듯  늘어지는 이  중언부언에다 횡설수설이다.

입구에서부터 느낌이 좋았다. 요렇게 한 줄로 요약하면 될 것을....

 

 

잠시의 짜릿한 행복을 뒤로하고 초입부터 곡한 오르막에 계단 데크 길이다.

모두가 숨을 헐떡이며 서두르는데 보란 듯이 예쁘게 걸려있다.

그려, 집에 꿀단지 묻어놓은 것도 아닌데-하면서도 기어변속 없이 앞 사람 뒤꿈치라도  밟을 듯 서두른다. 

 

서둘러 오른 사람에게 아낌없이 내어주는 저 하회(河回)의 그림

"감싸다"  "감돌다"  하여 감돌아 도는 저 그림은 볼수록 눈이 편해진다.

 

출렁다리 건너서 직진하면 데크길 따라 잔도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으 난 길은 하늘 정원이다.

 

전속모델

꿈이런가? 욕심일런가!

폼세는 둘째치고 어깻죽지 날개가 없는데- 그대 날으려 하다니!

 

햇살로만 치면 봄날이고 바람 한 점 없다.

오늘 여길 오길 참 잘했다.  자찬도 하면서 배낭 풀어 점심을 먹었다.

 

 

 

 

 

 

 걸어온 길 뒤돌아 보며 흡족하고

내려다보며 감탄하고

내다보면 가야 할 길이 건너야 할 다리가 아름다운 곳

여기는 소금산 울렁다리가 내려다보이는 전망대 - 스카이 타워다.

내려다보고 뒤돌아보고 내다보기는 이보다 좋은 자리는 없다.

 

 

 

 

울렁다리 건너 내려오는 길은 놀랍게도 이단으로 건설한  에스컬레이터 길이다.

모두가 흡족하고 여유있는 걸음으로 입구를 향하고 삼산천교 건너기 전  천변에 조성된 공원

 

사람 사는 세상

사람이 자연에다 조심스레 손을 조금 댄 곳

소금산 출렁다리 -시작부터 끝까지 아름다웠다.

그래서 특별히 행복했던 날 2024년 11월 12일 여기는 강원도 원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