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옹 2024. 12. 7. 08:42

3층에 있는 치과 진료를 받기 위해 엘레베이터 앞에 섰다.

옆에 서 있던 중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이 인사를 한다.

마스크를 하고 있었음에도 인사가 정중하길래 마스크를 벗고 

혹시 나를 아느냐고 물었다.

 

"눈이 마추쳤길래 인사드린거에요"

순간 얼굴이 화끈 거릴 정도로 부끄러웠다.

 

그렇지

우린 늘 어린 자녀들에게, 손주들에게 어른을보면 인사해야한다 가르친다.

그리고 정작 인사하라 가르친 어른에게 인사를 하니 나를 아느냐 묻는다.

 

그 이전에 

횡단보도에서 파란불을 기다리는데

어린 소녀가 내게 뭐라 이른다.

 

무릎을 낮추고 귀를 귀울이니

"안전선에서 물러나시라" 속삭이듯 이른다.

 

횡단보도 앞에 노랗게 도색된 노란 선

차도 가까이 접근하면 위험하니 이선을 넘지 말란 뜻으로

안전선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자녀를, 손주를 가르쳐가며 한 세상 존경받고 살아야 할 어른이

아이들로부터 배우며 살아가는 것 까지야 그렇다치고

 

이 맑고 밝은 세상 꿈꾸며, 그 꿈을 키우며

살아가는 어린이ㅡ 젊은이들에게 걸림돌이 되어가는, 되어버린 어른

 

내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