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처녀는 "꽃다발 가슴에 안고" 종종걸음으로 오는지 모르겠지만 가을은 키 큰 사내의 "롱다리"로 성큼 성큼 온다. 이미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겨버린 두 아들 앞에 앉히고 우리 내외 나란히 뒷좌석에 앉아 강원도 가는 길 차창을 내리면 생각보다 훨씬 시원하고 맑은 공기가 차안으로 밀려들어온다. 이래서 강원도가 좋다! 자신도 모르게 깊은 들숨에 긴 날숨 뱉어내면서 숙소 가는 길에 들른 자작나무숲 초행이 아니기에 위로 향한 임도로 올랐다가 계곡 따라 내려오면 되는데 공사중이란 팻말로 막아놓았다. 부득이 아래로 난 길로 향하면서 이따가 이 길 따라 도로 내려와야 한다는 실망감이 살짝 스쳤다. . 두말않고 받아들이기에 모든 강물이 바다로 흐르듯 풀 한포기부터 수백년 늙은 소나무까지 지렁이부터 사악한 뱀까지 산은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