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돌아 보면서 부르는 노래
버지니아울프의 생애
조강옹
2019. 12. 25. 07:03
중앙선 한참을 달려
늙은 기관차 가뿐 숨 몰아쉬며 잠시 쉬어가는 곳
뒷동산 주인 없는 산소
할미꽃 우두커니 졸고 있고
두어 그루쯤 늙은 소나무 먼산 쳐다보는 곳
갓심은 어린 모가
간신히 몸고추고 서 있을 들판
때묻은 소매로 콧물 훔치며
나어린 동생들 업어 달래며 다녔다는 등교길
갓 베어 낸 보리밭 옆으로 하얀 감자꽃 눈부시고
수리개에 돌미나리 한껏 어우러져
걸음 걸을 적마다 개구리 오줌싸며 펄쩍 뛰어 나가는 곳
.
.
.
가르마새로 흰머리 솟고
지나온 세월만큼 에누리없이 주름진 얼굴
갈잎 소복히 떨어진 무덤- 뒷편에 남아있을 잔설
소나무가지 흔들며 달려온 바람 한 줄기 성급히 소매깃 파고들지라도
이승의 끝자락 같은 빈 들판, 여여로이 걸어가며 눈물지을 그리운 내 ...
바람벽에 붙여 놓았던 껌같은 녀인.
조강.
*오래된 사진 - 오래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