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장의 귀환
안해와 뒷산이나 한바퀴 돌자고 나섰다가 아침 더위가 만만치 않은고로
경로 이탈하여 귀가하던 중 눈에 띈 현수막
전화기를 카메라 삼아서 한 장 찍고 가던 길 가려는데
인근 소나무 그늘아래 중년 내외가 한가로이 의자 내놓고 앉아있길래 물었다.
"저 돌아 온 주방장 요리솜씨가 대단했던 모양이지요?"
"예. 사정이 있어서 일시 자리를 비웠다가 다시 돌아왔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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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하나 만큼은 참 깔끔하게 잘했지요, 잘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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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대 아까 선생님께서 사진 찍으셨잖아요?"
"예 현수막 문구가 좀 특이하다 생각해서 .........."
소나무 밑 중년내외는 아마도 설렁탕집 주인이려니 짐작했다.
지나치다 잠시잠깐 사진찍는 모습을 눈에 담아 둔 것도 그러하고 촌부에게 어울리지 않은
선생님 호칭에다 말투가 예의바르다 못해 지나치리만치 깍듯했던 연유이다.
다만 그 주방장은 어찧다가 현수막까지 걸게 된것일까?
성이 "전"씨라서 전 주방장이라한것일까?
아니면 현 주방장 이전의 주방장이라서 전 주방장이라 한것일까?
다른곳이라함은 보수를 더 줄터이니 같이 일하자했을 다른 설렁탕집을 이른것일까?
아니면 다른 말못할 사정이 있어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온것일까?
저런 몫좋은 곳에 저렇게 큰 간판걸고 하는 음식점 주방장이면
현주방장이건 전주방장이건 고아내는 설렁탕맛이 다 고만고만할터인데
대체 손맛이 얼마나 뛰어나길래 저렇게 잃었던 낭군 다시돌아올적 청사초롱 불밝힘이 무색하게
맷방석만하게 현수막을 걸어놓았을까?
풀리지 않은 궁금증에 더운줄 모르게 하루해를 보냈다.
언젠가 한 번 찾아가 주문 내어놓고 화장실 묻는 척 주방 한번 들여다 보리라!
"댁이 다시 돌아왔다는 그 전 주방장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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