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도- 꿈같았던 하루
2015년 10월 14일 오전 8시 10분경
꼬인 일상을 푸는 방법중의 하나라며 바깥 공기를 쐬자고 나선 곳
막판 뒤집기는 씨름판에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애체 월출산에 올라 누렇게 변해 장관을 이루고 있을 들판을 바라보는 꿈을꾸었으나
정작 잠자리 들기전 급선회하여 결정된 곳은 선유도
배도 타고 바다도 보고 게다가 듣기로는 섬과 섬 사이를 다리로 이은데다가 자전거로 둘러볼 수 있는 아담한 섬이라는 말에 아내도 동의했다.
한 시간이 채 안되는 시간
바다에 넣으면 벽돌 처럼 거품도 나지않고 가라앉는 주제에 요금가지고 왈가왈부할 처지는 아니지만
이곳까지 오는 자동차 연료비에다 통행료 감안하면 적잖게 비싸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출항 전 창밖의 모습
뒤에선 거구 보다는 앞에 체크리스트 들고 서있는 녀인의 포스는 가히 파도도 잠재우고도 남음이 있어 보였다.
군산항을 출발하여 비친 밖의 모습
인간의 구조물은 산과 들판과 바다를 가리지 않는다.
그렇게 도착한 선유도
입맛대로 자전거를 골라 탈 수 있다.
1인 하루 무진장 1만원
둘러 보면서 나중에 안 일이지만 민박집이든 콘도를 운영하는 집이든 섬은 어디든 자전거 천지였다.
자원재생공사로 부르는 고물상 또는 구석진 쓰레기장에도 자전거 시체가 여기 저기 쌓여있거나 널부러져 있었다.
그만큼 섬은 자전거 하나로 사람들의 이동 욕구를 충족시킬수 있을만큼 크지 않았다는 말씀이다.
평일이라 눈에 띄게 한적했다.
삽상한 바람에 따사로운 햇살 멀리 보이던 봉우리가 금새 눈앞이다.
어느쪽으로 가야하느냐는 어리석은 물음에 자전거 대여집 사장님은 아주 현명한 답 하나 짧게 내뱉다시피했다.
"길이 따로 없어요
오른쪽으로 난 길따라 바닷가로 돌면 그냥 한 바퀴 도는 겁니다."
가끔은 이렇게 길이 끝나는 곳이 있다.
뒤 돌아 자세히 보면 샛길처럼 주길이 갈라 지는데 지나친 이유다.
군데 군데 이정표를 세워주면 초행이라도 많은 도움이 되련만 하는 아쉬움은 곳곳에 남는데
돌이켜 생각하니 보물찾기식의 재미로 생각해도 괜찮다 싶다.
경로를 재 탐색해야하는 경우가 내비에게만 있는것은 아니고 우리 인생행로 늘 재탐색의 연속 아니겠는가?
왼쪽의 저 봉우리가 망주봉
고군산열도
섬들이 모여사는 이 동네에서 분명 저 형상은 외국에서 이민 온 섬의 모습이다.
모양이 특이했고 어디서든 눈에 잘 띈다. 높이는 에누리없는 해발 104.5m
찬 것보다는 비운것이 더 아름다워 보일때가 있다.
사람이 꽃 보다 아름답다는 말을 굳이 부인하고 싶진 않다.
그 사람중엔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단연 으뜸 아니겠나?
가끔 이런 오르막도 있다.
그것도 잠시- 그만큼 섬은 아기자기 오밀조밀 - 작고도 아름답다.
자연은 풀어서 말하듯 늘 "스스로 그러하다."
사람만이 생각이 많고 그 생각속에 욕심을 품고 서로의 생각이 엉키고 꼬이고 ....
이웃한 섬
장자도의 선착장 모습
다리 건너 자전거 타고 왔다.
대장도로 건너가는 다리 못미쳐 흔들의자
다시금 선유도로 건너가면서 왼쪽으로 고개 돌리면 아래 그림이 나온다.
저 앞서가는 원주민에게 물었다.
이섬에서 저 모습이 제일 보기 좋은 풍경인가요?
가던길 멈추고 그 양반 내게 점잖게 아뢴다.
"그야 보는 눈이 다 다르니까요."
새만금
중간에 신시도란 섬에서 이곳까지 자동차가 나들수 있도록 다리를 건설중이며 아마도 올 안에 완공이 될것이라 들었다.
문득
전에 살던 시골동네 교회가 생각났다.
윗동네 아랫동네 다 합쳐 일백 오십여 가구
일백년 역사를 자랑하는 그 교회
어린 시절 여름성경학교의 추억이 새겨져 있는 그 교회
어느날 거대한 궁궐처럼 크게 지어놓은 기적을 연출했다.
신작로에서 바라보면 동네는 간곳 없고
거대한 교회만이 우뚝 솟아 오른 기형의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선생님과 함께 줄 잡고 종을 치던
모세가 홍해를 가르는 그림이 교회 벽에 걸려 좋아했던
유년시절의 아름다운 추억마저도 거대한 교회속에 묻혀 사라져버렸다.
이 섬이 아무리 아름답고 그래서 이구동성으로 신이 노닐다 갔던 곳이라는
"뻥"이 사실처럼 들릴지라도 이 자그마한 섬에 자동차가 수시로 나들고 사람으로 북새통을
이룬다면 지금보다 나아지는 것은 무얼까?
모텔이 들어서고 캬바레가 들어서고 노래방이 들어서고
여기 저기 흔적 남기고 떠나가는 사람들의 그 "흔적"들로 얼룩지지는 않을까?
스카이 라인이라했다.
거대한 기둥에 건너편 까지 줄 매달아 놓고
도르레 타고 건너가며 젊은 처자들이 비명을 지른다.
꿈에서 깬듯
정신 추스리고 다시금 가는 곳은 무녀도
다리 위에서 내려다 본 풍경
건너편에서 바라봐도 눈에 띄는 두고 온 섬
대략 10시쯤 이곳에 도착해서
이 자전거 타고 다섯 시간여 이 섬, 저 섬 마실 댕기며 노닐었다.
우리를 데려다 주었던 진달래호가 다시금 우리를 데릴러 왔다.
다음에는 해발 백여 미터 이 섬의 산에 올라 내려다 보았으면 좋겠다는 소망 하나 남기고
잠시 신선처럼 노닐수 있게 도움을 주셨던 진달래호 선장님과 직원 여러분!
선유도 이장님을 비롯한 주민 여러분, 자전거 대여점 사장님. 친절히 길 가르쳐 주시던 무녀도 수퍼 주인 아주머니 등등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면서
2015. 10. 15.
15층 아파트먼트에서 조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