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천하5-낭목사 그리고 짜가나
낭목사 안이다.
계곡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길은 백룡강 발원지라했다.
궁금해서 거슬러 올라가는 길이나 뒤돌아 보는 내가 걸어 온 길 모두가 아름답다.
중간에서 말을 타라 권유하는 아낙의 표정이 참 여유롭고 행복해 보인다.
먹고 입고 자는 형편이 우리보다 우리 기준으로 좋지는 않을터
행복이란 얼만큼 욕심을 채우느냐에 달리기도 했지만 얼만큼 욕심을 덜어내느냐에도 달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고
저 표정은 후자의 경우이려니 했다.
낭목사.
마을 하나가 그냥 사찰이고 백룡강 발원지가 있다는 말에 여유를 가지고 한 바퀴 둘러봤다.
여기저기 오가는 사람들 혹은 앉아서 쉬는 폼세도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 것이
이들에겐 생활 자체가 곧 신앙이란 생각이 들었다.
지나가는 스님에게 사진 촬영을 부탁드리자 흔쾌히 허 해주셨다.
티벳 승려들의 승복은 피부색과 많이 닮았다.
맑은 눈동자에 온화한 표정이 도력을 말해주는 듯 경외감이 든다.
다소 인상이 험한 스님이 매표소에서 큰 소리로 말하는데 외국이라서 특별히 입장료를 감해주었단다.
카메라에 담지 않았지만 그 스님은 아무래도 경쟁자가 나타나지 않는 한 보직 이동이 어려울 것 같았다.
택시로 한나절 달려 도착한 곳
"짜가나"라 했다.
돌상자라는 뜻을 지녔단다.
커다란 암산들이 사방을 에워싸고 형성된 마을
외부와의 단절속에는 바람도 포함인가보다
바람 한점 없이 따사로운 봄날같은 날씨
마치 옛날 동화속 착한 일 많이 한 사람들만 모여서 사는 이상 세계같아보였다.
좀 더 머물다 눌러 앉고싶어질라!
아쉬움을 쉬 떨쳐내지 못하고 내려오는 길
천상에서 소풍나온 듯한 전통의상 차림의 젊은이들이 노는 모습이 아름다움을 더했다.
여행이란 것이 낯설고 보기좋고 그래서 집을 나온 것이라지만
하루 하루가 꿈이련가 하는 절경에 비경
오늘도 예외없이 눈이 풍년이다.
내일은 또 어디로 갈거나?
어느새 나도 모르게 나날이 낯설은 것들과의 조우가 즐거움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하룻밤 묵어가는 곳이 언뜻 "질부"라고 들었다.
맞거나 틀리거나 의미가 없다.
지나쳐가는 중국 인민들의 이름을 내 알바없는 것처럼
어차피 낯설고 모르는 곳이기에 이름이 개똥이면 어떻고 소똥이면 어쩔것인가
보고 즐기면 그만이지.
무지한 탓에 은근 죽었던 기가 스물스물 살아나는
여긴 아직 중국이고 여행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