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개띠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이 복음이 한반도에 전해지기 이전에,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의 조상들은 생육에 대한 대책없이도 그저 번성하기위해서 주에는 경하고 야에는 번하여 성하기를 일로매진한 바, 오날날 이 땅에 칠천만 겨레가 충만하였음은 주지의 사실이라.
아시는가?
“2천만 민중의 성충을 합하여...” 이거이 1919년도 이 땅에 거하던 겨레의 쪽수이고 보면 어느모로, 보다 덜충만하던 시절이요, 해방 이전만 하더라도 2500만을 채 채우지 못하였으니 이 또한 충만하다하지 못할진대 우리가 언제 어느적에 생육하고 번성하여 충만하기로 작정하여 어느덧 칠천만으로 이땅에 충만하였던가?
근간 태평양 건너 어디메쯤 물로서 심판하듯 둑방을 무너뜨렸는데도 죽은 이가 채 1천명을 넘지 않는데(실로 다행스런일이긴 하지만서두) 아직 겪고 본 이들이 살아있는 오래지 않은 과거 이 땅에 홍, 청으로 나뉘어 싸우다 홍이 142만 청이 135만 이라!
혹여 수치에 아둔한 이들이 있을까 저어하여 가로되 이들은 쌈에 참석한 사람들의 숫자가 아니라 쌈에 가담하여 졸지에 유명을 달리한 이들의 숫자임을 가심에 새길진져?
그 쌈판에 원정와서 억울하게 혹은 장렬하게 죽은 타동사람들은 빼고 죽은 동네사람이 청홍군 불문하고 도합 118만 3천이요
이들은 그 여호와의 말씀 받들어 행할 조건을 가장 완벽하게 갖춘이들의 주검이요
그들의 제의에 흔쾌히 응하여 대사를 도모할 이들의 주검 또한 명확히 밝혀진것은 없으나 그 수,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으리란건 명약관화한 일 아니겠는가?
(사자성어에 대해 유독 해박한 분이 계셔서 문자 한번 썼음을 혜량앙망이요)
다시 일어나서는 안될 쌈판아니겠는가.
뼈저리게 반성도 하고 뉘우치기도 하면서 니가 잘했네 못했네 다투기도 하면서
낮이면 길쌈매고 밤이면 새끼만 줄창 꼬아대다 이젠 어지간히 먹고살만하다 한 숨 놓기까지 걸린 세월이 대략 서너너덧대여섯해쯤- 헤아려보느니 이때가 대략 단기원력 4290년이요 서기원력 1957년이라!
낮에는 길쌈매기를 한결같이 하였으나 밤에는 좀 한가해진 내외- 벗어 이 잡던 고쟁이, 꼬던 새끼 짚단 치워놓고 심지 돋구고 성경공부하던차에 창세기 1장 들어서 몇 줄 읽어내려가던 중에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요대목에 내외 일심으로 사명감에 부르르 몸떠는 기세에 등잔불도 절로 꺼지더라!
아니땐 굴뚝에 연기날 이 없듯이 뿌린씨는 반드시 거두기 마련. 이듬해 봄부터 동지섣달 폭풍한설 내릴때까지 주야를 불문하고 동네 방네 아낙들 배아파 하는소리 이어 애우는 소리 천지에 진동하더니 일년 내내 새끼줄에 숯이며 빨간 고추 미역 등이 모두 동이 나다 시피하여 집집마다 빨랫줄에 기저귀 아니너는 집이 없더라!
또 한번 헤아려 보노니 이때가 바야흐로 단기원력 4291년이요 서기원력 1958년이라!
길가던 이 새금파리 주워들고 기저귀 넌 집집마다 담벼락에 새기기를 이 집에 1958년 개띠생이 출생하니 누대로 집안이 번성하리로다하였더라!
이를 보고 어떤이는 해동성국이라하고 인도 어떤이가 읊었던 “동방에 밝은 빛이되리라!”는 예언이 맞아 “그 등불이 다시 켜졌다” 감탄하는이덜이 지천이더라!
사명을 받들듯 어미들은 이들부터 하루 세 끼 거르지 않고 먹였으며 이들부터 가루우유도 맛보였으며 밥 앉힐 때 솥 가운데 쌀밥을 시아버지 다음으로 퍼 먹였으며 운동회 때 감자삶아 에미애비 같이 구경도 다니게되었더라.
이들이 초등학교 6학년 되던 1970년에 1970원 내고 서울로 수학여행을 다녀올수있도록 경제가 개선되었으며 이듬해 이 땅에 아주 뛰어난 지도자가 있어 이들의 마이카시대 대비하여 일찌감치 경부고속도로를 건설완공하였으며 만인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민주주의의 기본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중 고등학교 평준화로 연합고사 1세대가 되었더라.
이들이 있어 핵가족시대의 새 장을 열어 아파트 주거문화를 창출하였으며 일찍이 천명하였듯 부모를 모시는 마지막 세대요 자식들로부터 버림받는 최초의 세대가 되리니
이땅의 부모들은 이들을 통하여 마지막으로 자녀양육의 기쁨과 번성의 보람을 셋트로 누릴것이며 이들을 부모로 모신 자들은 스스로 부모모시는 일에서 자유로워지리다.
58년개띠!
단기원력 4291년 서기원력 1958년생!
이들은 이땅의 모든이들이 대를 이어 반만년 역사의 수레바퀴를 굴려오면서 여호아께서 이르신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말씀을 비로소 실천한 증거로써 부족함이 전혀없도록 위에서 보살피고 아래서 떠 받듦은 시천이명명이요 시대의 대세로다.
고로,
하여.
58년 개띠를 귀히 여기는 자는 스스로 귀함을 받을것이요, 박대하는 자는 스스로 박대 받을지니 천하 하물이던 이를 바로새겨 행함에 한 치의 어긋남이 없도록 단디챙겨 자자손손 복에 복을 더해 받을지어다.
58년 개띠 대표 조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