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나와서 부르는 노래

듕귁 문화탐방(5)

조강옹 2019. 12. 24. 06:40

 

댕겨 오신 분덜은 다시 한 번 되새기시문서 기억을 새롭게 하구 아직 안댕겨오신 분덜은 저런 촌부두 갔다 온 디 내가 안댕겨왔다는게 용납이 안딘다 하시문서 얼른 댕겨오시라구 시작한 이 듕귁 문화탐방


와중에 그 듕귁에 생각지 못한 대 지진이 일어났구 엄청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구서 실의에 빠져있는 듕귁 인민덜을 보문서 놀러 갔다 온 얘기 하는 게 적절치 않은 것 같아서 망설이다가  어쨌던 끄낸 얘기는 마무리를 해야하구 시일이 지나문 기억두 차츰 흐려져 조심스레 다시 시작을 해 볼까해유


시작에 앞서 이번 지진 참사로 희생되신 영령들에게 삼가 머리 숙여 조의를 표하구 가족과 재산을 잃구 실의에 빠져있는 인민녀러분덜 한티두 심심한 위로를 디립니다.





협곡을 막았다는것인디  협곡이 얼마나 좁은지 막은 곳이 눈에 띄지 않는 호수

보봉호수라구 하던 디 강원도 사람이 아닌바 에야 동네뒷산 오르듯 만만치가 않었어유.

거동이 불편하신 노인냥반덜은  이만 원쯤 내문  대나무로 맹근 가마를 탈수 있는디

앞뒤에서 두 명이 걸머진 가마는 도로로 치문 긴급자동차에 준하는 대우를 받더라구유.


제한된 시간에 한번이라두 더 모실 욕심으루 그런디 우린 구경 온 사람덜이구 그 냥반덜은 먹구사는 문제다 보니  좀 걸치적 거린다 싶으문 숨넘어가는 목소리루 “까마 까마 까마”하구 외쳐대문 모세가 바닷물 가르듯 사람덜이 좌우로 비켜주지유


장난끼가 동해서 두어 번  “까마 까마 까마” 하구 소리치니께 사람덜이  길가 양편으루 쫙 갈라지다가 가마가 지나가지 않자 뒤돌아보고서는 그냥 덜 웃으시더라구유

 유람선에서 올려다 본 산

그렇게 한참을 올라와 보니 산위에 살포시 나앉은 호수

이런 거 보문 듕귁 산신령님덜은 우리나라 산신령님덜 보덤 훨씬 문화예술적인디다가 부지런하셨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유.


이리키 산상호수에 유람선을 타구 가는디 이것두 배터리루 가는 건지 소리두 안나구 주변에 휴지 한 장 떨어진 거 읎이 깨끗하다보니 슬그머니 그런 생각 혼자했어유


듕귁 사람덜은 산천은 참 깔금하게 관리하문서 왜 인민덜은 아니쬐끔 지저분하게 살까?


가이드가 어젯밤에 특실에서 주무신 분  앞으로 나오라구 하더니 노래를 하라능거유

간밤에 자정 가까이 장가계루 온디다가 버스를 한 시간 넘게 타구 호텔 도착해서 방키 받아 갔더니 응접실 달린 방 두 칸짜리 이른바 특실이더라구유


요는 이것이 일행덜과는 달리 즤덜한티만 특실이 배정되얏다 이건 디 요런 소문은 금새 퍼져 이튿날 일행들로부터 시샘어린 눈총 받았는디 가이드가 배려를 해준것두 아니구 아마두 보통실이 읎다보니께 운 좋게 특실이 걸린 것 같더라구유


근디 이 호사두 잠시잠깐  불을 끄구 자야겄는디  방 스위치를 끄문 화장실 앞 복도등에 불이 들어오구 그거 끄분 방안에 불이 들어오구 귀신에 홀린 거 멘치루다가 이리 저리 전등 스위치만 번갈아 꺼대다가 그냥 화장실 앞 등을 키구 자다 보니 잠설친디다가 아침에 일어나서야 복도등 전구를 돌려 빼놓구 자문 됐을 것을 …….


좌당간 뱃머리에 나와서 결혼 이십오 주년을 기념으루 왔다구 인사를 디리구 지처가 장녹수를 흐드러지게 한 곡 부르구 박수 받었어유


요건 유람선 타구 갈 적에  요 가까이 가문  맞이하듯 선녀 같은 듕귁 아가씨가 나와 멋들어지게 노래 부르구 들어가는디 노래 끝에 “으후~”하고 마무리 하는 게 참 깔끔하더라구유



산이라는 게 다 그렇지만  올라간 만큼 에누리 읎이 내려와야 하는디, 가파르기두 내려오는 질두  오르막 만큼한게 에누리 읎유

그 길 중간쯤 내리막길 옆 공터에 아마두 약재 종류 같어유

앞에 펴놓구 장사하는 할아부지같은디 사갈티문 사 가구 말라문 마라 귀찮은 듯 초월한 듯 쭈구리구 앉아 기시더라구유

저리키 하다 하낳두 못팔구 집에 가문 할멈한티 야단맞을 거 같아 걱정 많이 디던디 …….


입구에 진 치구 있는 고수들

워낙 많은 고수들이 북 하나씩 세워놓구 치는디 그 소리가 어찌나 웅장하던지 계곡 전체가 들썩거리는 것 같었어유

아마두  삼국지에서 보드끼   싸움터 나갈 적에 군사덜 모뎌놓구  저리키 북을 쳐대문 사기가 충천하겄다 싶더라구유

 

 


 

다음에 찾아간 곳이 천자산

이거 역시 기분 언짢게 탄 거유

규모나 경관이나 대둔산 케이블카 타는 것 보덤 대략 스물 다섯 배 정도

케이블카 내려서 셔틀버스 타러 가는 길목

밤 굽는 연기 자욱한디 “천원 싸다 싸”를 연발하는디 금방 구운 밤 맛있겠다 싶어 믿구서 천 원짜리 건네 문아래 준비한 비닐에 한 옴콤(움쿰이 아뉴) 그것두 식은 거 건네구선 거래 끝나유

얄밉기 보다는 어처구니 읎어  웃구 가는 수 밖에유

즘심은 산 중턱 한국식 뷔폐

내려올 때는 앞이 보이는 케이블카 타구 한참을 내려오는데 그것두 우리나라에는 읎다보니께 언짢을 정도루 신기하구 좋았어유

 

모처럼 일찍 저녁 먹은 하루

이리키 저물어 갔구유   얘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유.

 

조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