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돌아 보면서 부르는 노래

잊지못할 2등의 추억- 오스트리아의 루드비히 파이셔

조강옹 2019. 12. 24. 06:52

효과, 유효, 지도……. 절반이거나 또는 한판이거나


올림픽이 열릴 때 가까스로 알아가다가도 끝나고 나면 잊히는 용어들이다.

이뿐이랴!

하키, 핸드볼, 레슬링 등등에서부터 배드민턴에다가 금메달을 무더기로 따내는 양궁도 예외는 아니다.


선수들에게는 4년 동안 와신상담 인고의 세월이다.

국가 대표로 선발되기까지 길고 험난한 길을 헤쳐 나와서도 지옥을 넘나드는 혹독한 훈련 끝에 비로소 깔린 멍석위에서 한판 원 없이 싸울 기회를 잡는 것, 이것이 내가 아는 올림픽이다.


그들 중에 아주 소수만이 원했던 메달을 목에 걸고 가장 높은 곳에서 애국가를 들으며 솟아오르는 태극기를 향해 가슴에 손을 얹을 기회를 갖는다.

그 뒤로 온 국민의 열광과 성원과 찬사가 이어진다.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는 광고카피는 “어록”으로 새겨진지 오래다.  색깔이 달라도 메달은 모두 값진 것이고, 그보다는 참가하는데 더 의의가 있는 것이므로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만족할 줄 아는 것이 올림픽 정신이라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아주 고리타분한 사람 이상의 사람대접을 극진히 받을 것이다.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나는 지난 9일 부러 기억하려 하지 않아도 오랫동안 기억될 2등을 보았다.


최민호라고 했다.

가장 먼저 가장 빛나는 색깔의 메달을 목에 걸고 우리 앞에 선 사나이

예선부터 전 상대를 한판승으로 메치고 우승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건아이다.


어쩌면 저럴 수가 있을까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할 정도로 신출괴몰한 업어치기 메치기는 황홀하기까지 한다.

투기 종목에서 보기 드물게 예술의 경지에 이른 모습이라고나 할까?


곱상한 얼굴에다 작은 체구에 상대방을 눈 깜짝할 사이에 업어 치고 메쳐놓고 언제 그랬냐는 듯 검지하나 세워 돌리며 수줍은 듯 매트 위를 도는 모습도 참 보기 좋았다.


그렇게 하여 오른 결승 상대는 2008년 유럽 유도 선수권 1위인 오스트리아의 루드비히 파이셔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일찌감치 최민호를 점찍어 놓으셨던 듯 오래지 않아 그도 최민호와 상대했던 모든 선수들이 그랬던 것처럼 매트위에 메쳐져야했다.

여기까지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매트위의 마지막 한판승의 경기가 끝난 듯이 보였다.

 

 최민호가 다친 줄 알았다.

무릎 꿇고 고개 숙이고 괴로워 하는 듯 보였던 승자는 보이는 그대로 머리를 매트위에 처박고 울고 있었다.


세계를 재패했다는 사실이, 원했던 것을 얻었다는 사실이, 지금까지 걸어왔던 험난한 여정이 갑자기 눈앞에 스쳐지나가면서 복 받치는 것이 있었던 모양이다.

가까스로 일어나기는 했지만 복 받치는 것이 아직 멈추지 않은 듯 어깨까지 들썩이며 흐느끼는 모습이 보기에 안쓰러웠다.


이때였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을 2등이 된 파이셔가 그에게 다가가 위로하듯 다독거리고 그래도 정신을 가다듬지 못하고 울고 있는 승자의 손을 높이 치켜 세우는 것이었다.


그에겐들 어찌 금메달에 대한 미련이 없었으랴!

이 선수만 넘어서면 승자로서의 영광이 고스란히 내 것인 것을 하는 아쉬움이 없었으랴!

나와 같이 승리를 갈구하는 사람이 있었고 그와 공정하게 싸워 내가 졌으므로 2등이 되었고 1등에 미치지 못할지라도 그에 못지않은 영광이 내게도 있으므로 2등으로서의 기쁨을 1등과 같이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서였을까?


그렇게 2등은 의젓하고 자랑스러워 보였다.

그런데 우리의 1등은 아직도 울고있다.

엉엉 소리내어 울고 있었다.


잠시 후 메달의 색깔에 합당하게 높이를 달리한 시상대에 주인들이 나란히 섰고 각각의 메달은 주인을 찾아 목에 걸렸다.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고운 빛깔의 메달을 건 선수의 국가가 연주되고

국기가 올라갔다.

영광이었다. 

올림픽의 영광은 이렇게 에누리 없이 고스란히 승자의 몫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파이셔는 아는 듯 했다.

가장 높은 곳이 아니라도 내려다보는 풍경은 똑같이 아름다우며 곱기로야 금빛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은빛 또한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다는 것을 …….


애국가가 울려 퍼지고 올라가는 태극기를 보면서 최민호 만큼이나 눈물 많은 지천명의 촌부도 눈물을 글썽이는데 눈물어린 눈에 들어오는 것은 최민호가 아니라 저 은빛 메달을 목에 걸고 넉넉하게 미소 짓고 있는 오스트리아의 루드비히 파이셔선수였던 것이다.


젊은 나이에 이미 유도를 통해 천명을 알아버린.........

 

조강.


효과, 유효, 지도……. 절반이거나 또는 한판이거나


올림픽이 열릴 때 가까스로 알아가다가도 끝나고 나면 잊히는 용어들이다.

이뿐이랴!

하키, 핸드볼, 레슬링 등등에서부터 배드민턴에다가 금메달을 무더기로 따내는 양궁도 예외는 아니다.


선수들에게는 4년 동안 와신상담 인고의 세월이다.

국가 대표로 선발되기까지 길고 험난한 길을 헤쳐 나와서도 지옥을 넘나드는 혹독한 훈련 끝에 비로소 깔린 멍석위에서 한판 원 없이 싸울 기회를 잡는 것, 이것이 내가 아는 올림픽이다.


그들 중에 아주 소수만이 원했던 메달을 목에 걸고 가장 높은 곳에서 애국가를 들으며 솟아오르는 태극기를 향해 가슴에 손을 얹을 기회를 갖는다.

그 뒤로 온 국민의 열광과 성원과 찬사가 이어진다.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는 광고카피는 “어록”으로 새겨진지 오래다.  색깔이 달라도 메달은 모두 값진 것이고, 그보다는 참가하는데 더 의의가 있는 것이므로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만족할 줄 아는 것이 올림픽 정신이라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아주 고리타분한 사람 이상의 사람대접을 극진히 받을 것이다.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나는 지난 9일 부러 기억하려 하지 않아도 오랫동안 기억될 2등을 보았다.


최민호라고 했다.

가장 먼저 가장 빛나는 색깔의 메달을 목에 걸고 우리 앞에 선 사나이

예선부터 전 상대를 한판승으로 메치고 우승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건아이다.


어쩌면 저럴 수가 있을까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할 정도로 신출괴몰한 업어치기 메치기는 황홀하기까지 한다.

투기 종목에서 보기 드물게 예술의 경지에 이른 모습이라고나 할까?


곱상한 얼굴에다 작은 체구에 상대방을 눈 깜짝할 사이에 업어 치고 메쳐놓고 언제 그랬냐는 듯 검지하나 세워 돌리며 수줍은 듯 매트 위를 도는 모습도 참 보기 좋았다.


그렇게 하여 오른 결승 상대는 2008년 유럽 유도 선수권 1위인 오스트리아의 루드비히 파이셔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일찌감치 최민호를 점찍어 놓으셨던 듯 오래지 않아 그도 최민호와 상대했던 모든 선수들이 그랬던 것처럼 매트위에 메쳐져야했다.

여기까지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매트위의 마지막 한판승의 경기가 끝난 듯이 보였다.

 

 최민호가 다친 줄 알았다.

무릎 꿇고 고개 숙이고 괴로워 하는 듯 보였던 승자는 보이는 그대로 머리를 매트위에 처박고 울고 있었다.


세계를 재패했다는 사실이, 원했던 것을 얻었다는 사실이, 지금까지 걸어왔던 험난한 여정이 갑자기 눈앞에 스쳐지나가면서 복 받치는 것이 있었던 모양이다.

가까스로 일어나기는 했지만 복 받치는 것이 아직 멈추지 않은 듯 어깨까지 들썩이며 흐느끼는 모습이 보기에 안쓰러웠다.


이때였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을 2등이 된 파이셔가 그에게 다가가 위로하듯 다독거리고 그래도 정신을 가다듬지 못하고 울고 있는 승자의 손을 높이 치켜 세우는 것이었다.


그에겐들 어찌 금메달에 대한 미련이 없었으랴!

이 선수만 넘어서면 승자로서의 영광이 고스란히 내 것인 것을 하는 아쉬움이 없었으랴!

나와 같이 승리를 갈구하는 사람이 있었고 그와 공정하게 싸워 내가 졌으므로 2등이 되었고 1등에 미치지 못할지라도 그에 못지않은 영광이 내게도 있으므로 2등으로서의 기쁨을 1등과 같이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서였을까?


그렇게 2등은 의젓하고 자랑스러워 보였다.

그런데 우리의 1등은 아직도 울고있다.

엉엉 소리내어 울고 있었다.


잠시 후 메달의 색깔에 합당하게 높이를 달리한 시상대에 주인들이 나란히 섰고 각각의 메달은 주인을 찾아 목에 걸렸다.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고운 빛깔의 메달을 건 선수의 국가가 연주되고

국기가 올라갔다.

영광이었다. 

올림픽의 영광은 이렇게 에누리 없이 고스란히 승자의 몫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파이셔는 아는 듯 했다.

가장 높은 곳이 아니라도 내려다보는 풍경은 똑같이 아름다우며 곱기로야 금빛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은빛 또한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다는 것을 …….


애국가가 울려 퍼지고 올라가는 태극기를 보면서 최민호 만큼이나 눈물 많은 지천명의 촌부도 눈물을 글썽이는데 눈물어린 눈에 들어오는 것은 최민호가 아니라 저 은빛 메달을 목에 걸고 넉넉하게 미소 짓고 있는 오스트리아의 루드비히 파이셔선수였던 것이다.


젊은 나이에 이미 유도를 통해 천명을 알아버린.........

 

조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