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로 갈 것인가는 정한 바 없으나 제주에 머물 날도 그리 많지 않으니 동쪽 끝까지는 가봐야겠다는 조바심이 한몫 했을 터이다. 수모루, 고래왓, 여의물, 광대왓, 반찬모르, 속도르, 어두모르, 뒤통모루 등 어원을 짐작키 어려운 정류장을 몇 개고 지나 가까스로 도착한 성산일출봉 오래전 이곳을 찾았을 때 가랑비 내리는 날 우의입고 정상에 올랐으나 구름이 풍경을 가려버렸던 곳 중국인민들의 경상도 토속어를 능가하는 억양과 무시무시한 데시벨로 귀청 나갈까 걱정했던 곳 지금은 저렇게 조용한 아침 인적마저 뜸하니 자연 사위가 조용하다. 경사가 곡하기에 계단에 의지해 천천히 올라도 숨이 가빠오는데 괴물이란 우리말보다는 몬스터라는 외래어로 표현하는것이 낫겠다 싶게 괴물은 괴물이로되 무섭지 않은, 마치 대개의 사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