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으로 방향잡고 버스타고 가다가 월령삼거리에서 내렸다. 딴엔 저지오름을 향하여 반시계방향으로 돌아보겠다는 심사였다. 밭에서 일하는 아낙 하나 눈에 들어온다. 친정에 다니러 온 “시집간 딸”일까? 시댁에 댕기러 온 며느리 일까? 지루하게 냇가 따라 올라오다 그림이 달라지니 별것에 다 관심이 간다. 스스로 “메누리”라 짐작했다. 친정에 온 딸이라면 당연 친정어머니 “몸빼”라도 걸쳐 입고 밭에 나왔을 터 등산복 차림에 “몸 붙여” 일하는 폼새가 아니라 딸은 아닐 것이라 생각됐기 때문이다. 제주 곳곳이 절경이고 비경임엔 더 말해 무엇하랴만 저렇게 고랑따라 일구고 가꾸는 사람의 흔적이 비로소 그 절경에 비경의 완성도를 높인다. 정말 많이 걸었다. 그보다는 생각했던것 보다 저지오름이 멀리 있었던 것이다. 200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