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두고 가신 땅에 두 계절이 바뀌었습니다. 꽃이 지는 계절은 가뭄이 극심했고 여름은 잔인했습니다. 엄청난 비에 여기저기 논 밭이 상했고 곳곳에 따라 농사를 망친 곳도 적잖았습니다. 그럼에도 어머니께옵서 두고 가신 이땅은 무사히 두 계절을 지났습니다. 일만 오천 년 전 구석기인들이 벼를 재배했다는 미호강변 소로리에서 제방을 따라 팔결교 쪽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다 세 컷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이른 봄 마을 어귀마다 불 밝히듯 노랗게 피어나던 개나리꽃들이 하늘에 별이 되어 머물다 소나기 되어 밤새 퍼붓듯 들판을 저렇게 물들였습니다. 비록 내 논이 아니어도. 내가 심은 벼가 아니어도 눈에 들어오는 저 풍요는 누구에게나 자연의 선물이요. 신의 축복인 듯합니다. 줌을 당기고 밀기를 반복하면서 저 들판 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