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30년 전쯤서울 고속버스터미널모처럼의 나들이에 양복 빼 입고 나선 시골 신사 차에서 내려 가야 할 곳으로 이동 중에길 바닥에 주저앉아 구걸하는 걸인을 지나치기가 좀 그래서지갑에서 1만원(당시 상당히 거액)권 지폐 한 장 꺼내 건넸다.(천 원짜리 지폐를 잘 못 건넨 것인지 아닌지는 기억에 없다.) 뜻밖의 거액에 횡재하고 감격한 걸인이 벌떡 일어나 존경의 염을 뚝 뚝 떨구는 눈빛으로 절절이 치어다 보더니대뜸 넙죽 엎드려 큰절을 하는 것이었다. 당황한 시골신사만류할 시기를 놓치고서는황망히 길 바닥 위에서 서로 맞절하여 예를 갖추었다. 오가는 이모두가 가던 길 멈추거나 뒤돌아 보며 구경하는아주 오래된, 그러나 지금도 선명한 기억- 만인은 평등하게 태어났고인간은 누구나 존엄하고 존엄을 인정받을 권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