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경 일만 오천년 전이라 했다. 구석기인들이 강변에 무리지어 살면서 벼농사를 지었다한다. 그들이 추수하다 흘린 볍씨 몇 톨이 학자들에 의해 출토되어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내 놓은 결과이다. 그 "벼농사"는 이후 흐르는 강물처럼 끊이지 않고 이어져 오늘에 이르렀고 나도 바통 이어받은 주자처럼 강변 따라 자전거 타고 오가면서 농사를 이어갔다. 공룡 같은 트랙터가 "로터리"라 부르는 부수기계 뒤에 붙여 갈아엎은 흙을 휘젓고 간다. 사나흘 기다려 물꼬를 열어 물을 뺀다. 5월 하순경의 일이다. 미호천의 이른 아침은 적막고요다. 새들도 조심스레 날개짓하며 소리없이 머리 위를 날고 자전거 폐달을 밟아가노라면 노면에서 올라오는 작은 소음조차 조심스럽다. 아직은 잠에서 깨지 않은 생명이 있는 것들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