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선을 향해 슬슬 걸어나가다가 느닷없이 전력으로 질주하여 도움닫기하듯 펄쩍 뛰어가면서 양팔을 벌리면 우리도 날 수 있지 않을까?
쇠로 맹근 뱡기가 하늘을 날아 오르는것이 참 신기하다 생각하면서 한편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미호천에 낚시대 드리우고 앉아있노라면 하늘길로 지나가는 뱡기를 바라보면서 제주로 중국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했었다.
그 상상이 현실이 되어 하늘에서 내려다 보노라니 내 사는 아파트먼트가 조그만 창에 가득차게 들어온다.
떠 오르는 뱡기도 신기하지만 사쁜 내려앉는 뱡기도 신기하다.
저 종잇장 같은 날갯죽지를 펼쳐 날기도 하고 내려앉기도 하고 속도를 줄이기도 하는 우리 인간이 참 영악하기 그지없다는 생각도 했다.
오래 기억하기 위함이다.
그 날짜와 시각과 내가 탔던 뱡기를...
앞에 앉은 친구가 슬그머니 꺼내 자랑삼아 보여준다.
보미를 난 딱 한 번 본적이 있다.
비가 몹시 내리던 날
제 아버지를 모시러 왔다가 고맙게도 우리집까지 나를 데려다 주고 간 인형같이 이쁜 딸
외모만큼이나 이쁜 마음을 이쁜 글씨로 저렇게 담아 낸 보미
보미아부지가 흐뭇한 만큼 딸없는 내 설움은 짙기만 하다.
작지도 크지도 않은 운동장에 저렇게 동산도 만들어 놓고 저 몽골의 징기스칸의 일대기를 엉성하지만 그럴듯하게 공연을 한다.
같이 말을 타고 있어도 여인의 모습이 더 멋있고 아름다워 보인다.
말의 눈에도 그리 보이는지?
말이 말을 못하고 나도 말을 못타니 물어볼 수도 없고 그저 궁금할뿐...
사람이 싸우는 싸움판인데 본의 아니게 말도 끼어들게 되고 연기도 외려 말이 더 잘 하더이다.
자무카로 기억한다.
친구가 적이 되고 일전을 결하여 패자와 승자가 가려졌다.
당근 주인공인 테무진이 이겼고 조연인 자무카가 졌다.
일말의 동정심으로 달래보지만 자무카는 명예롭게 죽여달라 호소하고........
결국 자무카의 뜻대로 되었다.
한때 친구인 테무진을 위해 목숨걸고 같이 피 흘려가며 싸워준적도 있지만 죄목은 딱 하나다.
조연인 주제에 주연한테 맞짱 뜨려했다는 것.
어찌 한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이 있을수 있겠는가?
삼국지 읽다보면 주연이 조연을 죽이는 이유 내지는 논리가 바로 이것이었다.
징기스칸 부처
같은 부처이긴 하지만 저 영국의 황태자 부처 보다 더 멋있어 보였다.
자비롭기야 법주사의 대웅전에 계신 부처를 따를수야 있겠나만.........썰렁?
유리 박물관이라했다.
제주에서 유리가 많이 나오거나 유리 제품이 유명하다 소릴 들은적이 없는데 사람 모으기 위해 이런 저런 박물관짓기를 일삼는 지자체에 대해 우려를 금치못했다.
제주에는 "삼다"가 아니래도 보고 보여줄것이 얼마나 많은데......
새벽밥 지어먹고 뱡기타고 온 사람을 이런데로 모시고 오다니 쯧,
입장료 가 아까워 몇 컷 찍었다.
정색을 하면 화난것 같이 보인다 하여 살짝 웃었더니 아무래도 어색하다.
스무살 시절에 군복 입고 만나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 인연의 줄을 놓지 못하고 있는 전우들
머리는 반백이지만 마음은 스무살 피가 더운 그 시절의 온기가 아직도 남아있다.
앞서 얘기한 보미 아부지!
한날 한시의 손가락도 길고 짧은것이 있는것 처럼 같은 친구래도 눈빛으로 통하는 친구다.
동백숲을 지나다 울타리 너머로 보이는 무덤
우리가 가야할 곳, 가는 길이긴 하겠지만 왠지 어수선하니 심란하다.
그러니 우리 이승에서 오랫동안 머물며 살고지고!~
용납하옵소서!
온기를 불어 넣어 볼 심산으로 그리하였을 뿐이옵니다.
같이 뜀박질 한 번 해보자 하였으나 묵묵부답..
올렛길 7구간 중의 일부라 하였다.
외돌개란 곳에서 왼쪽에 바다를 두고 사십분 남짓 걸었다.
얼마전 초등학교 동창들과 산행을 마치고 대청댐에서 기운 해를 바라보다 문득 물었었다.
우리 인생을 일년으로 치면 지금 어디쯤 왔을까?
"10월"
어느 여친이 선뜻 대답하는것을 난 내심 팔월 대보름쯤이라고 생각했었다.
우리 인생을 하루로 치면 나는 지금 몇시쯤 됐을까?
저기를 지날적이 대략 오후 세시 반
이쯤 되지 않겠나 생각했다.
오가는 사람 참 분주했는데 모처럼 뜸 하니 길이 열렸다.
햇살은 청주의 4월과 같고 바람 한점 없는 날씨
왼쪽으로 바다와 바다에 떠 있는 섬과 배와 오가는 사람
걸어도 걸어도 그냥 생각없이 걸어지는 그 걸음 걸음
이 편안함이 곧 천국으로 가는 길 아니겠는가?
뱡기로 한 시간 거리
이렇게 이국적인 풍경을 볼수 있다는것이 참 신기했고 하룻밤 자고서 중간에 여행을 접고 아침 뱡기로 집으로 돌아와야했다.
오늘 밤에 일터로 나가야 했고 같이 간 친구들과 같이 오기엔 시간이 너무 늦기 때문이었다.
우리 흔히 가까이 있는 곳을 가리켜 "지척"이라 하거나 "엎드리면 코 닿을 곳"이라 한다.
일곱시에 아침을 먹고 시간 맞춰 나와 아홉시 뱡기를 타고 집에 오니 열시가 조금 넘었다.
내 사는곳에서 청주 "인터내셔날 에어포트"가 지척도 엎드리면 코 닿을곳에 있어서가 아니라 발끝에 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
그 하늘나라 선녀같은 스튜디어스는 청주 공항에서 작별인사로 가까운 시일내에 다시만나뵈었으면 좋겠다했다.
"내 반드시 그리하오이다"
생각느니 제주에서의 하룻밤이 마냥 꿈만같기에....
조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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