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뜻 티뷔에서 봤다.
좀 부스스한 면이 없진않았지만 낮술까지 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전날 밤늦게까지 퍼마시고 세수 못하고 나온 행색도 아니었다.
굳이 이름까지 밝힐 것은 없지만 들리는 얘기로는 이 MB정부에서 통일 비서관을 지냈고 지금은 새누리에서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된 아저씨라 한다.
이 아저씨께옵서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2007년 10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과의 단독회담에서 ‘북방한계선(NLL)을 주장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으며, 이런 내용이 담긴 ‘비공개 대화록’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거듭 밝히지만 이 아저씨께옵서 낮술을 드셨다거나 전날 밤 과음을 하거나 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줄여서 맨 정신으로 떠벌린 얘기라는 것이다.
청와대 비서관이란 자리가 어떤일을하는 자린지는 이 촌부로서는 알 수도 없거니와 굳이 알 일도 없다. 다만 대개의 그런 자리가 그러하듯 앞에 “수석”이란 말이 붙지 않으면 그 권한이나 책임이 훨씬 덜한, 그래서 바쁜 일이 있거나 개인 사정으로 출근하지 않아도 조직이 돌아가는데 크게 지장이 없는 그런 자리이려니 짐작만 해볼 뿐이다.
한편으로,
주워들은 얘기로는 한 나라의 정상끼리 회담석상에서 주고받은 얘기는 단독이든 아니든 중요한 외교 활동의 일환이기 때문에 당연 역사의 기록 즉 대화록으로 남겨지게 되는데 그 중요성을 감안하여 일급 기밀로 분류되고 나라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장구한 세월이 흐른 뒤에나 공개할 수 있게끔 법으로 정해져 있다한다.
바뀐 정권이나 정당이나 집단이 이를 가지고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아주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조치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겠다.
이런 연유로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낮술 드시지 않고 떠벌인 그 아저씨는 이런 대화록이 있는지 없는지 또, 설령 그것이 존재한 다해도 그 근처에도 갈수 없는 처지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대개의 기밀이 그러하지만 그 기밀이 고급일수록 존재의 유무 자체에 대해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기밀의 일부를 누설시키는 행위가 될 수 있음은 초등학교 아해에게조차 길게 얘기하지 않아도 금방 알아듣는 상식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대체 이 MB정부는 이런 중차대한 국가기밀을 어떻게 관리하기에 일개 비서관이 이를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허술하게 관리하고 있는가?
이 의문도 잠시다.
사실인지 켕기는 것이 있어서인지 청와대에는 그런 문서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청와대 대변인이 이야기했다하고 어느 언론 한구석에서는 출처가 아리송하게 “여권의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 전 정권 말기에 폐기했다는 어지러운 소식까지 들린다.
이렇게 나라 안이 온통 가마솥에 물 끓듯 소란스러운 지경에도 이 낮술 드시지 않은 아저씨는 지난날의 “끗발”로 봤다는 얘기에 무게가 실리지 않음을 알았는지 의원직을 포함한 정치생명을 걸겠다한다.
좋게 얘기하면 “개개인이 걸어 다니는 헌법기관”이고 지역구민들이 자기들의 의사를 대변하도록 그 권한을 고스란히 위임받은 고귀한 자리 아니겠는가만은, 매사 빛이 있으면 그늘도 있는 법이다.
말씀인즉슨 그리 오래지 않은 지난 서울시장 선거당시 병원에서 유출될 수도 없고 유출되어서도 아니 되는 서울시장 후보의 자제분 신체검사 관련된 엑스레이 사진하나 가지고 병역문제로 시비를 걸다가 국회의원직 내 놓은 아저씨가 있는 한, 그리고 그 역시 낮술걸치지 아니하고 대낮에 떠벌이던 그때 그 얘기가 사실과 다르게 판명되었음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지 않겠나?
“걸어다니는 헌법기관”이 짝퉁 사진 하나 가지고 온 국민을 상대로 사기치다가 그르친 그 역시도 우리와 다른 새누리에서 새누리당에 몸담고 있던 아저씨 아니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 스스로 새누리라 일컫는 동네 몸담고 사는 사람들 역시 이 낮술 드시지 아니한 아저씨들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본다.
우리 상식으로는,
우리 누리의 낮술 드시지 아니한 아저씨가 떠벌인 것에 대해 “우리 아저씨께서 맨 정신으로 떠벌인 말씀에 대하여는 그 아저씨가 알수도 없고 알아서도 아니 되는 말씀인고로 납득할 수 없음은 국민 여러분과 같은 생각이므로 대신 사과드립니다. 나아가 일개 비서관이 어떻게 그 기밀의 유무와 그가 보았다는 그 내용이 무엇인지 자체적으로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여 소상히 보고드리겠습니다.” 하고 그가 손쉽게 걸었던 국회의원직을 어떤 방식으로 그 원을 조속히 이루도록 해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되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촌부가 잘못들었는지 아니면 그 누리 사람들은 태생이 원래 그러한지 모르겠으되 이 낮술드시지 않은 아저씨 말을 근거삼아 국정조사를 하자고한다한다. 그래서 국가 기밀을 잘못관리한 이 정부를 따끔하게 나무라고 면책특권 뒤에 숨어 철없는 계집아해 처럼 할소리 안할소리 구분하지 못하고 나불대는 국회의원의 버르장머리 고치자는 줄 았았더니 그건 아닌 모양이다.
바야흐로 선거철 아니겠는가?
이렇게 소란스러운것만해도 당리이고 당략이렷다.
더 이상 부인할수 없는 동영상이 나와도 “주어가 빠졌다” 어거지 쓰고 넘겨 온 달콤한 추억도 있겠다.
설마하니 이건 아니겠지 하면서도 믿음이 가지 않는다.
참 험하디 험한 세상이다.
이 촌부의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주권재민의 그 정신을 바탕으로 옷매무새 바로하고
먼저 낮술 드시지 않은 아저씨에게 이르노니
아직까지도 “문제의 본질은 회담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라는 좌충우돌식 주장을 거두고 알 수도 없고 알아서도 아니되는 그 기밀을 온당치 못한 방법으로 알았다거나 혹은 잘못 보았다거나 사실대로 고백하고 나아가 백주에 떠벌인 죄만으로도 일찌감치 걸어둔 그 의원직을 내 놓기에 충분하니 스스로 자신의 죄를 고하고 죗값을 치르던지 아니면 고향에 돌아가 벼 베기 일손이나 도울진저!
말난김에 새누리에 존재하는 새누리당 아저씨들에게도 고하노니
돌이켜보노라면 그리 오래지 않은 이 정권시절
천안함과 함께 영문도 모른 채 서해 찬 바다에서 죽어간 수십 명의 젊은 우리 해군을 기억하는가?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백배 천배 보복하겠다던 그 다짐은 그렇다 치고
그 천안함을 가라앉혔다는 북한 잠수함이 어디로 왔다 어느 곳으로 돌아갔는지 아직도 모르지 않은가?
또 하나
느닷없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주민들이 아우성 칠 때 성능 좋은 우리 자주포는 절반이 고장 나고 그나마 온전한 포로 대응해서 쏜 80여발이 목표물에 명중하였는지 명중하였다면 얼만큼 타격을 입혔는가에 대한 질문에 북한 상공에 구름이 드리워져 확인하지 못했다는 그 국방부장관에게 다시 한 번 물어보라.
아직도 그 북쪽 하늘에 드리워진 구름 걷히지 아니했는지!
그뿐인가?
작금에 동부전선에서는 귀순병이 철책을 넘어 우리 군부대 생활관까지 걸어와 노크하는 사태까지 벌어져 안보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온 국민의 근심이 날로 커가는 이즈음에 지금 이 시간까지 온전히 지켜지고 있는 NLL에 대하여 주무시다 봉창 두드리는 말씀들 이 쯤에서 그만 거두시고 총체적으로 안보를 재검검해야 할 때가 아닌가?
이 촌부의 생각도 이럴진대 저 천안함에서부터 작금의 노크귀순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우리 군대는, 보고서의 최초 발생시각부터 오락가락하는 것이며, CCTV니 TOD니 하는 첨단 장비들은 용케도 그 시간대만 고장 나고, 뜻이 있어 어렵사리 우리에게 찾아오는 손님을 마중 나가는 군인 하나 없이 제 발로 걸어와 노크를 해야만 문을 열어주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는가?
또한 동쪽 문이 열려 난리인데 온전히 지켜지고 있는 NLL에 대하여 낮술 과한 취객도 아니면서 한 얘기 또 하고 한 얘기 또 하고 그것도 모자라 대통령까지 헬기타고 서쪽으로 가셔서 NLL에 목숨 걸라 근무 잘 서고 있는 장병들을 다그치시는가?
대체 언제까지 정신 못차리고 이리저리 몰려다니면서 우왕좌왕 할터인가?
조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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