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유월쯤으로 기억합니다.
안동 처가가는 길에 몇번 눈에 띈 회룡포 안내판
뒤늦게 그곳이 한반도 지형으로 유명한 곳이라는 사실을 알고 차를 돌려 찾아갔던 곳
전망대서 내려다 본 그림이 참 평화롭게 보였습니다.
저 다리 건너 가는 사람들의 모습 또한 여여롭기 그지없어 보여 다음에 올적 한번 내려가 보리라 생각했었지요.
흔히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성경의 한 귀절
"여호아께서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는 대부분의 그림들,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모여사는 마을과 사람들이 모여있는 모습은 참 아릅답다워 보입니다. 그러니 자연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옵서도 세상을 아니사랑하실 수 있으실까? 하는 생각을 종종하게됩니다.
마을에 들어서면서도 여기가 높은곳에서 내려다 본 그 그림이 맞는가 의문이 들 정도로 평범한 시골마을이었습니다.
이런 작은 마을에 무슨 일로 자동차들이 저렇게 많이 들어와 있을까?
바깥으로 널리 알려진 탓으로 저런 대규모(?)로 주차장이 들어서고 궁궐같은 화장실까지 번듯하게 지어놓았을까?
그 의문은 금새 풀렸습니다.
이때 시간이 대략 오후 한시쯤이었는데 회룡포 달빛축제라는 이름으로 잔치가 벌어진 것입니다.
마을 사람들 죄다 모였을 것이라는 생각인데 확성기 타고 흘러나오는 외빈 소개에는 지역 국회의원과 군수 마을금고 이사장 등등이 거명되었습니다.
어른들의 축제에는 관심없는 듯 물가에 나온 어린 자매들은 물놀이를 끝내고 모래바닥을 딛지 않고 양말과 신발을 신는 묘기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소년"의 마음을 들뜨게 했던 "윤초시댁 증손녀"의 모습도 보이고요
화염병을 들고 때를 노리는 민주투사일까?
테러를 꿈꾸는 여전사일까?
저 눈빛 만큼은 "안광이 지배를 철"하고도 남을듯 보였습니다.
강가를 내닫는 어린 자매들
얼굴도 금빛 모래를 닮았습니다.
엄마의 지도아래 그림을 그리는 아해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어렸을적 고무신을 바통인양 움켜쥐고 내달렸던 미호천의 모래도 이러했었는데 ........
생각만 아주 먼 과거로 전광석화처럼 다녀왔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있나보다하는 예측은 이렇게 빗나갔네요
어디를 가든 꼭 업어주고 싶은 효자 한 사람씩 눈에 띕니다.
효자아버지를 수행하는 따님은 무슨 생각을 할까?
패션 만큼은 태권도 5단쯤 되어보이는 여성 경호원 처럼 보입니다.
바닥이 구멍난 철판으로 연결된 다리이기에 "뿅뿅다리"로 명명된 "외지"로 통하는 관문
건너편 제방에는 오토캠핑장이 있고 들어오는 사람들과 나가는 사람들이 대략 반반씩이라서 백사장 축제의 인원은 늘지도 줄지도 않았습니다.
오후 한시부터 밤 아홉시까지
적잖은 시간 무슨 프로그램으로 채워질까?
다리를 건넌다는 것
물로 인해 단절된 세계로 나가는 것이기에 걸음걸이가 가벼워보입니다.
연인들끼리야 날아갈듯 가비야울 수 밖에요.
가고자 하는 곳으로 가기위해서는 절반씩 양보해야 하는 만남 아니, 스쳐 지나감.
엄마라는 존재가 가장 든든하게 여겨질 수 밖에 없는 나이의 아가
가는 곳이 어딘지 몰라도 걸어가는 것이 더 편해보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리쪽으로 다가가는 자전거 탄 사람.
문 기대고 기다리실 안동 부모님을 생각하며 발길을 돌려 나오는 길
대추 한 사발에 삼천냥
차안에서 간식으로 먹기위해 샀습니다.
예천을 벗어나면서 눈에 띄는 황금들판
갓길에 비상등 켜놓고 목숨걸고(?) 한컷 찍었습니다.
구월 열이튿날
안동 어머니 77회 생신입니다.
얼근히 취해서 큰처남과 같이 찍었습니다.
이튿날 아침 곧 오늘 아침입니다.
지난밤 과음한 탓에 일찍 잠이 깼습니다.
카메라 들러메고 산책겸 강가로 나가는 길
아침인지라 다소 쑥스러워하는 꽃 한 송이
인간들의 따뜻한 잠자리를 위해 장렬히 자신을 불태웠던 그래서 거룩해 보이기까지한 연탄재
참 오랜만에 보는 모습입니다.
가을의 색갈은 무엇일까?
파란 하늘
누런 들녘
빨간 사과
울안에 갇힌고로 구원을 구걸하는 눈빛
못본척 지나갔으면 좋았을걸.......
긴 밤 지새우며 맺힌 이슬
이 역시도 가을의 징표로구나했습니다.
동네 앞을 흐르는 냇가
안개가 살포시 드리워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합니다.
저 나무는 귀청이 다 떨어지고 없겠고나!
걸음을 옮길적 마다 그림이 달라지는 모습에 흠칫 놀라고 그때마다 한컷 한컷 찍었습니다.
내생애 처음 대를 이을 아들을 얻은 철부지 아버지는 산후 몸을 추스릴 새도 없이 택시불러 한 시간여 이곳 처가로 왔더랬습니다.
게다가 밤이 늦도록 이 냇가에 낚시대 드리워 놓고 물고기를 상대로 사기치던 곳
"정서방 아가 운다 조금만 하고 고마 집에 들어오게나"
안동 아버지께서는 철없는 사위를 나무라지도 못하시고 타이르듯 말씀 하시곤 하셨습니다.
처가 출입한지 물경 삼십여년
이 산책길이 처음도 아닌데 이런 풍경을 보기는 처음입니다.
꼭 그세월을 살아내서야 비로소 눈에 띄는 그림이 있고 드는 생각이 있나봅니다.
오늘
이 아침 강가는 말그대로 요지경이었습니다.
대구에서 안동으로 안동에서 대구로 가는 유일한 길이었기에 암산을 뚫고 난 도로
그래서인지 동네 이름도 암산이고 주변의 산은 온통 바위 투성이입니다.
아침에 바람이 불지 않는것은 부지런한 사람들에게 이런 그림을 선사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그런 생각, 충분히 들었습니다.
시내로 가는 첫 시내버스가 모델을 자처합니다.
고마워요 기사님! 복 받으실 겁니다.
소리라고는 내 발자국 소리뿐
찰칵 찰칵
주워담듯 사양치 아니하고 자연이 주는 선물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찍사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은?
전봇대
죄다 뽑아버리고 싶습니다.
어둠을 밀어내는 여명은 점잖기 그지없는 점령군입니다.
그러기에 강물도 거울처럼 산과 하늘을 담아내나봅니다.
찍사들이 좋아하는 것중의 하나
"빛내림"
투명한 햋빛을 걸러내는 아침안개는 마술사입니다.
겨우 몇 발짝 걸음을 옮겼을 뿐인데 그림은 이렇게 달라집니다.
마을로 들어오는 입구
아직 돌틈 사이로 꺽지가 낚여 올라오기도 하지만 이곳도 "오염"을 피해갈수 없는듯 물은 하루가 다르게 탁해져갑니다.
이곳엔 꽤 널리 알려진 유원지가 있는 고로 정부의 보조를 받아서 펜션으로 집을 개조한 집도 꽤 있고 주말이면 많은 인파들이 몰려옵니다.
그들 대부분은 밤 늦도록 술마시고 노래하고 늦잠을 자는 고로 이 아침 선물을 받지 못합니다.
신선놀음과 별반 다름없는 아침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니 이미 아침 식사가 끝나갑니다.
본의 아니게 독상받아 먹는데 안동 어머님께옵서 맞은편에 앉아 손으로 고등어 가시를 발라주십니다.
오늘 아침 내가 받은 선물은 여기까지입니다.
"어머니! 부디 건강하세요.
그리고 오래 오래 사세요.
그러셔야 이 사위, 어머니께서 가시 발라주신 고둥어 반찬삼아 아침 먹을수 있지요!"
어머니........
안동 다녀 온 조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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