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강줌 갖다 줄량교?"
"나 오줌 안메려운디..."
"나두 그냥 잘라요 그람"
"정하자"
"그래"
""가위, 바위.... 보!!""
.............
"삼세번"(내가 이겼을 경우)
.
""가위, 바위.... 보!!"" "보" "보"
.
.
.
우리는 방에다 요강을 들여놓고 산다.
막성사구체 신염이란 (오줌자주메려운병)것을 팔 년째 끼구 사는 아내를 위해서 이기도 하지만 그 편리성 때문에 우린 처음부터 그렇게 살아왔다.
이불 속에 빠져 나오기두 그러하려니와 요강 부실 때의 손끝에 전해오는 그 '섬짓함'이 그래서 대개는 즉석당번을 이런 식으로 정한다.
당번된 사람이 요강을 가져오면 그 요강을 자기쪽에 놓을 수 있는 특혜가 주어진다.
그러나 잘 때 분명 내 옆에 있던 요강이 잠결에 찾으면 대개는 아내 옆에 놓여져있다.
그럼 자는 사람 깨워서 따진다.
.
.
"요강 갖구 갔지?"
"여 있니더.. 갖구 가소 음...."
한마디 하구는 돌아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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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리모콘 고장나서 한번은 일어나야 끌 수 있는 테레비..
초저녁엔 채널권 가지구 짜그락 거리구
잘 때는 서로 끄구자라구 또 짜그락 거린다.
그것두 즉석당번을 정하기 위해 또 가위,바위... 한다.
매일 밤 벌어지는 이 두 번의 게임
대개가 그러하드끼
요강 당번은 내가 걸리고
테레비 당번은 아내가 걸린다.
이 나이 되도록 복권 한장 사본 적이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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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나보다 한시간 일찍 일어난다.
테레비 볼륨 적당히 키워놓고 나가는 건
불쾌하지 않은 기침을 위한 배려다
늦게 일어난 죄로 그 묵직한 요강을 화장실 하수구에 비우면서
그 싸아한 냄새에 잠을 깨면서...
부부라는 것..
근원은 다르지만 거부감 없이 잘 섞이는 오줌처럼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라고..
그 소중한 것을 담은 용기(容器)...
거기에서 나오는 찐~한 냄새가 그래서 정겹다.
2004.12.7
조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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