듕귁에서의 첫 저녁
무대에서 춤추던 무희가 공연을 끝내구 행운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빨간 실오라기를 손목에 걸어준다 거기꺼정 참 고맙긴 한디 아름다운 무희, 그대 아시는가?
이 조강, 이미 사반세기 전에 내 생애 최고 행운을 일찌감치 얻었다는 것을, 그리구 그 행운과 더불어 늘 이리키 행복하다 는걸!

저녁은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했어유
불행 중 다행으루 시간 늦은 덕에 시장 반참삼어 그럭저럭유

서커스
티뷔로 보는 것 보다 실제 보는 것이 생각보담 대략 스물다섯 배쯤 재미있어유.
타이타닉 소재로 남녀가 밧줄타구 날러 댕기문서 하는 연기가 압권이었구 아슬 아슬 묘기는 그 정도문 됐다싶은디두 정도가 지나치다 보니께 섬뜩하니 뒷끝이 개운치 않었어유 곡예사의 첫사랑이라던가. 안톤슈낙의 “우리를 슬프게하는 것들” 중에 '세 번째 줄에서 떨어진 어릿광대'
요 구절이 생각나구
말이 질어졌는디 그래두 안보는 것 보덤 보는 게 백번 낫지유
암만유... 낫기를 일러유?
항주라구 했는디 아마두 버스타구 두어 시간 갔던게뷰
밤늦게 도착해서 찾아든 잠자리
방음장치에 도통 신경 쓰지 않고 지었는데 문제될 것이 읎었던게
전날 들뜬 마음에 잠을 설친데다 얼추 자정이 다돼서 호텔에 도착했으니 눈감었다 뜨니 아침이구 머리는 맑어졌구 이쯤이면 어제 저녁메뉴 멘치루다가 아쉬운 대로 됐다 싶더라구유
둘째 날
서호라구 뱃놀이 하는 호수유
여기서 엄청 소리 두 번하문서 두 번 놀래유
공원이 버스타구 한참을 지나가두 끝이 안보일정도루 엄청 큰디다가
유람선 타러 가는 길
결코 좁지 않은 길바닥 왼통 사람천지유 엄청 많어유
가이드가 앞에서 깃발들구 나서문 뒤에 줄지어 유치원생덜메루 쫒아가는디 반은 듕귁인이구 반은 우리나라 사람덜유
집 비우구 이리키 많이 나와서 디겄나 싶게 우리나라 사람덜두 엄청나구 간혹 가다 양념으루 양눔덜두 눈에 띄더라구유

듣기루는 인공호수라구 하는디 적벽부로 유명한 소동판가 하는 사람이 맹글었다구 얼핏 들은 것 같은디 확실친 않어유
유람선은 축전지로 가동해서 소리두 안나구 환경오염 전혀 읎도록 했더라구유
충주호 유람선 두어 번 타봤는디 디젤 엔진음에 확성기 틀구 설명하던 선장생각에 웬지 이것두 기분 언짢더라구유
요런 것 꺼정 느덜이 우리보덤 한수 위구나 싶은 게........

주변에 식당이구 노래방이구 하낳두 읎어유
뭔 식당 큰거 하나만 허가했다구 그라던디 역시나 주변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구 하더라구유
덕분에 이리키 늦게 왔어두 증말 주변이 깨끗하더라구유
아님 우리 온다구 밤새 중국인민덜 동원해서 대청소 한거 아니문...

길가는 스님
휴대폰 통화를 해야 할 정도루 바삐 사시는지
아주 중국어가 유창하시더라구유

버스타구 가다 찍은건디 본의 아니게 예술적으루다가 나왔지유.
“엄마 엄마 저 하늘에 뱡기 줌 봐봐” 이리키 하는디
정작 엄마는 버스 간에 앉아 있는 이방인이 신기한지 한눈 팔고 ...

영은사란 절인디유
향을 그짓말 줌 보태서 짚단만한거 피워대니 내구워서(매워서) 목이 따금거릴정도유

지게에다 얹어 지구 가문 더 편할 것 같은디 ........

요건 버스타구 이동 중에 눈에 띈 듕귁의 인민덜이 연애하는 모습유
이미 호상간에 신체적 불가침조약을 해약하기로 양해가 된듯...
이상 오다 가다 찍은거구유
듕귁에서의 이튿날 이리키 보냈어유
이쯤에서 투비콘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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