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천사 다람쥐 쳇바퀴 돌듯 세 바퀴 반을 헤매다 좁은 문으로 빠져나오니 세상은 넓다. 곳곳에 비닐하우스가 눈에 띈다. 따뜻한 남쪽지방에도 더 따뜻함이 필요했을까? 보다 더 일찍, 혹은 보다 더 많이 거두기 위한 사람들의 욕망은 트랙터와 함께 멈춰 녹슬어감에도 녹색 식물의 생명유지 욕망은 전기계량기함까지 채워졌다. 길은 결국 약천사를 거쳐 다시금 바닷가로 나 있었고 이즈음에서 7코스로 접어들었다. 선교사의 집이라 간판이 붙었다. 회색빛 시멘트만 어찌하면 천사의 집으로 바꾸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앙증맞은 포구에 언덕위의 집은 작은 왕국으로 보였다. 다가가 들여다보기엔 사위가 너무 조용해 지나쳐 가기로 했다. 차타고 다니지 말고 천천히 걸으면서 즐겁게 놀다가라함에도 그리하는 사람들이 그리하지 않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