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곡 2

사모곡 3 - 가을에 듣는 어머니의 기도

어머니! 두고 가신 땅에 두 계절이 바뀌었습니다. 꽃이 지는 계절은 가뭄이 극심했고 여름은 잔인했습니다. 엄청난 비에 여기저기 논 밭이 상했고 곳곳에 따라 농사를 망친 곳도 적잖았습니다. 그럼에도 어머니께옵서 두고 가신 이땅은 무사히 두 계절을 지났습니다. 일만 오천 년 전 구석기인들이 벼를 재배했다는 미호강변 소로리에서 제방을 따라 팔결교 쪽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다 세 컷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이른 봄 마을 어귀마다 불 밝히듯 노랗게 피어나던 개나리꽃들이 하늘에 별이 되어 머물다 소나기 되어 밤새 퍼붓듯 들판을 저렇게 물들였습니다. 비록 내 논이 아니어도. 내가 심은 벼가 아니어도 눈에 들어오는 저 풍요는 누구에게나 자연의 선물이요. 신의 축복인 듯합니다. 줌을 당기고 밀기를 반복하면서 저 들판 어디..

사모곡2- 이승에서 여쭙는 안부

어머니! 어디, 머물고 계시는지요? 가시고 나서도 꽃이 피고 꽃이 지고 또 꽃이 피는 꽃들의 전갈 같은 “티벳, 사자의 서”를 읽었습니다. 가신 지 49일 되시던 날 어머니 흔적을 찾아 봉영당 돌집에 누나 가족들과 모였습니다. 아내는 밥을 짓고 국을 끓이고 조율이시 어머니께서 생전에 조상 위해 차리시던 상을 흉내 내 아내가 상을 차렸습니다. 조카들도 다 공감하라 마음을 담아 어머니를 그리는 글을 읽었습니다. 다 같이 눈시울을 적시고 돌문을 닫고 어머니와 작별하면서 다시금 눈물을 지었습니다. 세상 떠나시기 전 며칠 어머니께서 감내하셨던 고통이 우리를 세상 내보내실 적 산고의 고통보다 더 컸던 것은 아닐는지 그리고 그 고통은 마땅히 남아있는, 남아있을 자식들이 덜어드려야 할 것은 아니었는지 어머니! 이제야 ..

삶의 편린 2023.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