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어디, 머물고 계시는지요?
가시고 나서도
꽃이 피고
꽃이 지고
또 꽃이 피는 꽃들의 전갈 같은
“티벳, 사자의 서”를 읽었습니다.
가신 지 49일 되시던 날
어머니 흔적을 찾아
봉영당 돌집에 누나 가족들과 모였습니다.
아내는 밥을 짓고 국을 끓이고
조율이시
어머니께서 생전에 조상 위해 차리시던 상을 흉내 내
아내가 상을 차렸습니다.
조카들도 다 공감하라
마음을 담아 어머니를 그리는 글을 읽었습니다.
다 같이 눈시울을 적시고
돌문을 닫고
어머니와 작별하면서 다시금 눈물을 지었습니다.
세상 떠나시기 전 며칠
어머니께서 감내하셨던 고통이
우리를 세상 내보내실 적
산고의 고통보다 더 컸던 것은 아닐는지
그리고
그 고통은 마땅히 남아있는, 남아있을 자식들이
덜어드려야 할 것은 아니었는지
어머니!
이제야 뒤늦게 구해도 용납되지 않는 불효였음에
그립습니다. 어머니
살아생전
침대서 낙상하셨을 적
고관절 골절로 인한 고통에
침대에 안아 뉘실 적 내뱉으시던 그 신음보다
끝모르게 다가드는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누나는 짐작했습니다.
"엄마가 많이 아파하셔
그것을 어쩌지 못하는 것이 너무 가슴 아파
솥단지에 고인 물이라면
바가지로 떠 내 덜어나 드리지
우리 엄마 불쌍해서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누나가 연신 울먹일 적마다
어머니의 고통이 물결처럼 따라 출렁였을 것이라는 걸
이제야 아둔한 아들이 짐작하고 어머니를 그립니다.
"내 걱정일랑 말고
너나 애들 챙겨가며 잘살어!"
남은 걱정 털어내시듯 하시던 말씀이
감내하셨던 고통의 댓가로 받은 선물
못난 아들에게 남겨주고 가신 어머니의 사랑을
아둔한 아들 이제야 비로소 헤아립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꽃처럼, 새처럼 아름답고 홀가분하게
잘 살겠습니다.
정말 잘 살겠습니다. 되뇌지만
꽃 피고 새 우는 이 계절에 계시던 어머니
이제는 계시지 않는 세상
살아가기가 참 두렵고 외롭습니다. 어머니!
계신 그곳에서 안온하옵신지요?
가신지 100일
이승에서 아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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