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코스를 이어서 걸어야겠기에 버스타고 가다가 대정여고 앞에서 내렸다. 바닷가 파도소리 들을 만큼 들었고 아기자기한 항구의 모습 볼만큼 봤다는 생각에다가 내륙의 작은 오름이나 평원의 들 판 길 걷는 재미에 매료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길 잘했고 올레길에 정상적으로 진입했다는 반가운 표식을 확인하고 안도하면서 방향잡고 걸었다. 모슬봉 오르는 길 양쪽으로 눈에 띄기 시작하는 무덤들 밭머리에, 심지어는 밭 가운데 흔하게 눈에 띄는 무덤들을 보면서 저승길이 멀다더니 대문 밖이 황천이라는 말도 있거니 와 이쯤되면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묘한 분위기이다. 한편으로, 나름 좁은 땅에 평생 밭 일구며 살아가다 일 끝내고 누울 자리마저 밭을 떠나지 못하는 제주의 옹색한 땅 때문일까? 그런데 모슬봉을 오를수록 눈에 띄는 무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