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서 야구가 열린단다.
한달에 3연전 딱 한번씩이니 흔한 기회가 아니다.
어미는 아들을 찾고
아들은 어미를 찾아 헤멘다.
이른 시간인데도 사람들로 북적이는데 쉽게 눈에 띄지 않는것이 오히려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야구장에 왜 가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
야구보러 간다하는 사람도 있을테고 저기 쌓인 음식만 보면 먹으러 가는것 아니냐는 사람도
있을법하다.
그러나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먹으면서 보기(즐기기)위해 간다고 하는것이 맞을듯 싶다.
딴은 저녁 6시 30분부터 시작되는 경기이니 때가 좀 애매한 탓도 있으려니 했다.
모처럼 서둘러 와서 우선 배를 채우기로 했다.
경기전 선수들 연습하는 모습도 지켜보고 경기가 시작되면 경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얼마만의 야구관람인데 먹다가 놓치는 "순간"이 아까워서이기도 했다.
오래전 삼성의 이만수를 좋아했던 경상도 처자는 한화팬이 된지 이미 오래다.
지금은 코치가 된 이만수씨가 알면 많이 서운해 하겠지만 금강물로 갈아 마시다 보니
어쩔수 없는것이려니 이해 하겠지. 그도 야구하는 사람이니까...........
케이블 방송에서 중계를 한다고 한다.
지정석 요금이 일만원이었는데 이천원이 씩이나 올랐다며 아들은 불만이다..
딴은 가장 싸고 편한 자리는 안방에서 티뷔보는것이라 했다.
틀린말은 아니다. 놓친 장면까지 몇번이고 다시보여주고 나 만큼 야구 좀 안다는 사람이 친절하게 해설까지 해주 니 말이다.
개막식에 이어 애국가 제창때 같이 봉창하던 어린 천사들
바람이 찬데 감기들리지나 않을까 걱정도 했다.
어떻게든 치기 위해 집중하는 타자와 또 어떻게든 치지 못하도록 집중하는 포수
규칙에 의거 공정을 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심판
이것이 이 차가운 밤공기를 마다않고 야구장으로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비결이라면 비결이겠다.
히어로즈로 우리에게 더 잘 알려진 넥센과 한화 이글스의 경기이다.
한화 에이스 류현진이 선발로 나온 경기인데 넉점을 내주고 한참을 끌려다녔다.
모처럼 홈경기 청주 개막전에 이처럼 불행한 일이 또 있을까 생각하는데 뒤에서 자기들끼리 나누는 젊은이들의 말 한마디가 귀에 꽂힌다.
"그래도 류현진이 얼굴보는것만 해도 어딘디...."
그만큼 그는 젊고 잘 던지는 투수이다. 본인이 들었으면 참 기분좋았겠다싶었다.
일거수 일투족 집중하는 덕아웃
순간 순간 감독과 코치의 작전이 운동장으로 나가고 타순을 기다리는 타자들과 감독의 부름을 기다리는 백업요원들이 틈나는 대로 응원하는 곳이다.
어둠이 짙어가자 조명탑에 불이 들어오고 이 야경이 아름다워 야구장을 찾는다는 사람들도 있다.
지정석에서 올려다 본 천정 모습도 꽤 아름답다.
청주구장은 좁아서 홈런도 잘 나오고 노후되어 새로 크게지었으면 하는 생각도 있지만
동네 앞마당같은 아기자기함에 그런대로 봐줄만한 운동장이다.
투수들은 참 싫어하겠지만 ........
화장실 가다가 1루쪽에서 찍었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밤에 모여 노는 모습이 이리 아름답다는 사실도 새삼스러웠다.
최진행 선수가 홈런을 치고 운동장을 한바퀴 돌아와서 환영받는 모습
역전 투런 홈런이었고 이로인해 MVP상을 수상했다.
한화의 승리로 경기가 끝났다.
이로서 팀 순위가 넥센은 꼴찌, 한화는 꼴찌에서 두번째 순위로 바뀌었다.
야구는 시즌내내 160여 경기를 치르는 마라톤 같은 레이스다.
일승 일패에 일희 일비하면서도 멀리 보고 꾸준히 가는 힘든 일정
절망속에서도 가능성을 놓지않고 공을 들이면 이루어지는것이 우리 인생역정과 흡사하다.
오늘 승리로 3승을 챙긴 류현진 투수가 인터뷰하고 있다.
구력에 비해 적지않게 넉점을 내 주고도 승수를 챙길수 있었던것은 타자들의 도움 때문이다.
특히 최진행 선수에게 많이 고마워하지 않을까?
모처럼의 야구장 나들이가 청주 개막전이었고 내가 응원하던 팀이 역전승을 거두었으니
이보다 더 좋을수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야구장에서 야구를 봤으면 좋겠다.
보다 나은 결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만 보여준다면 관중은 언제고 박수를 보낸다.
설령 그 팀이 꼴지라 하더라도 ......
이긴 한화에게 축하를, 진 넥센에겐 격려를........
조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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