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호천에서 부르는 노래

남자의 일생(2)

조강옹 2019. 12. 25. 09:26

내일이면 한양으로 떠나는 아해에게 고기라도 구워 멕여 보내야겠다는 생각으로 자전거를 타고 고깃집에 다녀 오는 길

 

엘레베이터 앞에 서서 기다리고있는데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추정되는 아해 하나 옆에와 선다.

 

"할아버지 몇층 사세요?"

 

그새 손님 하나 늘었나 주위를 둘러봐도 단 둘 뿐이다.

 

설마하면서

 

"응, 15층"

 

 

실수를 깨달았는지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아저씨라고 해야 하나?"

 

 

좋지 않은 기분으로 둘이서 엘레베이터를 탔는데 12충에서 내린다.

 

"할아버지 안녕히 가세요"

 

............

 

 

시장 봐온 물건을 안해에게 건네고  안방으로 들어가 불 밝히고 거울앞에 섰다.

 

"거울아 거울아  내가 할아버지로 보이니? "

 

거울은 답이 없고  거울속 시골 영감 하나 귀 먹은 양 물어 본 말 또 물어보고 서 있다.

 

"정녕 내가 할아버지로 보이냐 이 말이다."

 

...........

 

 

 

조강.

'미호천에서 부르는 노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병원에서  (1) 2019.12.26
바로보기에 대한 단상  (0) 2019.12.26
남자의 일생(1)|  (0) 2019.12.25
빙어 일기  (0) 2019.12.25
하얀 마음  (0) 2019.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