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나와서 부르는 노래

여름날의 넋두리 - 여름과 여름사이

조강옹 2019. 12. 24. 08:56

 

 

 

 

무심천이 청주 시민의 마음속으로 흐르는 강이라면 

 

이 미호천은 청원군민들의 마음속을 흐르는 강이다.

 

모처럼  무더위가 반 풀 꺾인 아침  자전거 타고 나갔다.

 

4대강 살리기 작천보 시점이란 낯선 팻말이 어색한 표정으로 나를 맞는다.

 

 

 

상류쪽을 쳐다보니 강이 옛강이 아니다.

 

그대, 미호천이니 내라 해야지 왠 강이냐고 하면 내게도 할말이 있다.

 

이렇게 큰 내 본적이 있는가?

 

혹여 본적이 있다면 그것을 내라 부르던가?

 

댓바람부터 강타령 하고자 함이 아니니 이쯤에서 덮고 넘어가자.

 

 

다가가 보니 이건 애들 물장난이 아니라 어른들이 포클레인 가지고  물 장난치는것에 다름아니다.

 

 

 

 

작년 늦은 여름 이곳의 풍경이다.

 

이쯤되면 상전벽해라 해도 지나침이 없지 아니한가?

 

 

 

 작년 늦은 여름  새로 산 자전거 타고 아내와 메뚜기 잡으러 왔던 길

 

 

 

 

길 위에 변한것이라곤 사진찍는 솜씨가 좀 늘었다는 것하고 가드레일 의지삼어 애기똥풀이 나름

 

문화예술적으로 피어났다는 것 뿐,  이대로가  좋지 아니한가?

 

 

 

이랬던 그녀가....가 아니라  이랬던 들판이....

 

 

 

이와 같이 되었다는 가심아픈 얘기이다.

 

 

이렇게 풍성했던  제방 안의 들녘의 안부가 자못 궁금해 하실것 같아

 

 

 

 

 

 

무더위 속에서도 가을의 풍요를 꿈꾸며 비교적 안녕하시다는 안부 전해드리면서

 

 

공작처럼 이쁜 기털이 없음을 탓하지 아니하고 사는 새와

 

 

 

대국의 우아함을 꿈꾸지 아니하는 꽃과

 

 

 

비교적 아름다움에도 이름의 "뽄때"없음을 탓하지 아니하고

 

 

 

그저 꽃 축에 끼워주는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나름 호박같이 둥근 세상 둥글 둥글 살라하는 꽃이 있는 미호천 들녘

 

누가?  왜? 

 

수영 못해 산에 사는  돌을 강에다 집어 던지고  물이 좋아 물에 사는 모래를 퍼 올리면서

 

나름 서로 어우러져 이렁 저렁 살아가는 저 강과 들과 거기서 사는 물고기와 새와 풀과 꽃과

 

온갖것들로 하여금 사람을 등지게 하는가? !

 

 

 

 

 

어쩔수 없이 사람끼리 모여사는 곳도

 

새로 들어서는 곳에선 있던 방죽도 메우지 아니하고 공원이라 이름하고

 

살던 물고기와 화해하고 살거늘.............

 

 

누군가?

 

이 시대

 

내 마음속으로 흐르는 강을 저리 헤집고 뒤집어 놓는 사람은.........

 

 

 

 

조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