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뒷편에 '내안'이라는 동네가 하나 있어유.
아마 음봉산 뒷편을 감돌아 도는 냇가 안에 있다보니께 으른덜이 그리키덜 불러온 모냥인디 저 안동 하회마을을 줄여놨다구 생각하시문 이해가 쉽겄네유.
그 내안이라는 디가 걸어서 가기엔 좀 허기지구 그리타구 차타구 가자문 사람덜이 숭볼티구 오토바이 타구 가문 무난 할 그 동네 중간쯤 디는디서 구내미라구 불르는 산너머 동네로 향하는 질이 하나 나와유.
지가 원래 말을 하자문 서론이 진편이라 참을성 읎는 분덜 첨엔 건성으로 듣기 십상인디 요 말씀은 첨부터 귓구멍 후벼가문서 들으셔야 궁금하신 분덜 이담에 가 보실수 있다는 말씀을 디리문서 그 구내미로 가는 질로 얼마쯤 가다보문 오른손편짝으루다가 돌아 들어가는 길목이 하나 나오지유.
글루다가 조금만 올라가다 보문 길가에 읎을 것 같은 샘이 하나 나와유.
즤집이 시골이구 샘파는 기계루다가 여든자를 파서 '펌프'루다가 물을 품어 올려 쓰는디 물맛이 맨맛이다 보니깐두루 허구헌날 보리차 끓여대기 일쑤구 그러던 차 하나,둘 소문이 나기 시작하문서 저두 그 물을 떠나 먹은지가 사오년은 족히 되었을 거유.
그때두 아카시아꽃 필적이니께 아마 이맘때쯤이지 싶어유
맨날 물뜨러 댕길적엔 아내를 뒤에 태우구 같이 댕겼는디 그날은 뭔일이 있었던지 기억은읎는디 암튼 저 혼자 갔었어유.
앞서 말씀디린 구내미서 샘으루 오르는 길이 거리는 가까워두 오르막이 곡해놔서 숨가쁘게 올라가구 있는디 오른손편짝 능선에서 두런 두런 사람소리가 들리더라구유.
낮이나 밤이나 적막한 산속에서 질루다가 무서운 것이 사람만나는 것이라는 말이있잖어유.
공연히 섬칫한 맘에 걸음을 멈추구서는 자시 들어보니께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묻어오는 것이 여자덜 목소리더라구유.
아마 산나물 캐러 댕기는 동네 아줌만게비다 그리키 생각을 하구 물을 받구 있는디 얼만가 지나서 그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부시럭'으로 바뀌는 거유.
숨 한 번 크게 쉬구서 돌아보니께는 그 '부시럭'거리던 주인공들이 셋이서 나를 빤히 쳐다보구 있더라는 얘기지유.
자시 바라다 보진 못했지만 대충 사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낙덜인디 얼굴이 뽀얀게 아마 시내서 산나물 캐러 온 모양이다 그리키 생각을 했지유.
그나저나 물은 다 받었는디 떡하니 앞을 가루막구 있으니 금방 일어설수두 읎구 그대루 앉아있기두 뭣하구 참 난감해 하구 있는디 그 중 한 아낙이 물 좀 한 바가지 떠달라 하는 거유.
잘 떠서 준다구 줬는디 송홧가루 노랗게 묻어있는 그 아낙 운동화 위에 그만 물을 흘렸던거유.
그 아낙 잠시 주춤하더니 발루다가 탁탁 털어내구서는 건네받은 물바가지 받아서 폼나게 물을 받아 마시는디 목에서 물 넹기는 소리가 참 이쁘게 들리더라는 말씀유.
그리키 세 아낙에게 순서대루 물을 떠주구 나니 이 아낙들이 얼굴이 뻘개가지구 쩔쩔매는 샌님이 재미있었던지 '어디 사느냐?' '산 너머엔 무엇이 있느냐?' '뭐 하는 사람이냐?"..........
자꾸만 묻는거유.
어띠키 뭐라구 답을 했는지는 기억이 읎구유.
잠깐 물통 들구 일어설 때 마주친 맨첨에 물받아 마신 아낙의 콧등에 송글 송글 맺힌 땀방울만 지금꺼정 눈에 선해유.
저는 물통 들구 내려오구 그 아낙덜은 다시 올라가구 ..
한참을 지나서 가까스로 뒤를 돌아 봤을 때는 그 아낙덜 모습은 뵈지 않구 낙엽 밟히는 소리만 멀어져 가더라구유.
그날 이후루다가 한동안을 물이 떨어지기두 전에 지가 자진해서 물을 뜨러 댕겼어유.
아내가 같이 가자구 해두 나 혼자서 댕겨오겄다구 하구서는 말이지유.
그리키 갔다가 내려오는 질은 늘 허전하기만 했지유.
오늘도 거기 댕겨왔유.
길 가시다가 오토바이 세워놓구 그 질따라 올라가서 물 받다가보니께 그 아낙덜 중에 맨 첨 물을 떠 준 그 콧등에 땀방울 송글 송글 맺혔던 그 아낙 생각이 송글송글 나더란 말씀이지유.
'그 아낙덜 생전 산나물 안먹구 사나?'
'이 모두가 다 부질읎는 짓이여!'
양손에 물통 들고 내려오다 잠시 앉은 자리 아카시아 꽃송이 흔들문서 지나가던 바람이 그러는거유.
"시상에 스쳐 지나가는 것이 어찌 나 같은 바람 뿐이겄어유?
그만 잊구 사시지유..."
조강.
아마 음봉산 뒷편을 감돌아 도는 냇가 안에 있다보니께 으른덜이 그리키덜 불러온 모냥인디 저 안동 하회마을을 줄여놨다구 생각하시문 이해가 쉽겄네유.
그 내안이라는 디가 걸어서 가기엔 좀 허기지구 그리타구 차타구 가자문 사람덜이 숭볼티구 오토바이 타구 가문 무난 할 그 동네 중간쯤 디는디서 구내미라구 불르는 산너머 동네로 향하는 질이 하나 나와유.
지가 원래 말을 하자문 서론이 진편이라 참을성 읎는 분덜 첨엔 건성으로 듣기 십상인디 요 말씀은 첨부터 귓구멍 후벼가문서 들으셔야 궁금하신 분덜 이담에 가 보실수 있다는 말씀을 디리문서 그 구내미로 가는 질로 얼마쯤 가다보문 오른손편짝으루다가 돌아 들어가는 길목이 하나 나오지유.
글루다가 조금만 올라가다 보문 길가에 읎을 것 같은 샘이 하나 나와유.
즤집이 시골이구 샘파는 기계루다가 여든자를 파서 '펌프'루다가 물을 품어 올려 쓰는디 물맛이 맨맛이다 보니깐두루 허구헌날 보리차 끓여대기 일쑤구 그러던 차 하나,둘 소문이 나기 시작하문서 저두 그 물을 떠나 먹은지가 사오년은 족히 되었을 거유.
그때두 아카시아꽃 필적이니께 아마 이맘때쯤이지 싶어유
맨날 물뜨러 댕길적엔 아내를 뒤에 태우구 같이 댕겼는디 그날은 뭔일이 있었던지 기억은읎는디 암튼 저 혼자 갔었어유.
앞서 말씀디린 구내미서 샘으루 오르는 길이 거리는 가까워두 오르막이 곡해놔서 숨가쁘게 올라가구 있는디 오른손편짝 능선에서 두런 두런 사람소리가 들리더라구유.
낮이나 밤이나 적막한 산속에서 질루다가 무서운 것이 사람만나는 것이라는 말이있잖어유.
공연히 섬칫한 맘에 걸음을 멈추구서는 자시 들어보니께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묻어오는 것이 여자덜 목소리더라구유.
아마 산나물 캐러 댕기는 동네 아줌만게비다 그리키 생각을 하구 물을 받구 있는디 얼만가 지나서 그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부시럭'으로 바뀌는 거유.
숨 한 번 크게 쉬구서 돌아보니께는 그 '부시럭'거리던 주인공들이 셋이서 나를 빤히 쳐다보구 있더라는 얘기지유.
자시 바라다 보진 못했지만 대충 사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낙덜인디 얼굴이 뽀얀게 아마 시내서 산나물 캐러 온 모양이다 그리키 생각을 했지유.
그나저나 물은 다 받었는디 떡하니 앞을 가루막구 있으니 금방 일어설수두 읎구 그대루 앉아있기두 뭣하구 참 난감해 하구 있는디 그 중 한 아낙이 물 좀 한 바가지 떠달라 하는 거유.
잘 떠서 준다구 줬는디 송홧가루 노랗게 묻어있는 그 아낙 운동화 위에 그만 물을 흘렸던거유.
그 아낙 잠시 주춤하더니 발루다가 탁탁 털어내구서는 건네받은 물바가지 받아서 폼나게 물을 받아 마시는디 목에서 물 넹기는 소리가 참 이쁘게 들리더라는 말씀유.
그리키 세 아낙에게 순서대루 물을 떠주구 나니 이 아낙들이 얼굴이 뻘개가지구 쩔쩔매는 샌님이 재미있었던지 '어디 사느냐?' '산 너머엔 무엇이 있느냐?' '뭐 하는 사람이냐?"..........
자꾸만 묻는거유.
어띠키 뭐라구 답을 했는지는 기억이 읎구유.
잠깐 물통 들구 일어설 때 마주친 맨첨에 물받아 마신 아낙의 콧등에 송글 송글 맺힌 땀방울만 지금꺼정 눈에 선해유.
저는 물통 들구 내려오구 그 아낙덜은 다시 올라가구 ..
한참을 지나서 가까스로 뒤를 돌아 봤을 때는 그 아낙덜 모습은 뵈지 않구 낙엽 밟히는 소리만 멀어져 가더라구유.
그날 이후루다가 한동안을 물이 떨어지기두 전에 지가 자진해서 물을 뜨러 댕겼어유.
아내가 같이 가자구 해두 나 혼자서 댕겨오겄다구 하구서는 말이지유.
그리키 갔다가 내려오는 질은 늘 허전하기만 했지유.
오늘도 거기 댕겨왔유.
길 가시다가 오토바이 세워놓구 그 질따라 올라가서 물 받다가보니께 그 아낙덜 중에 맨 첨 물을 떠 준 그 콧등에 땀방울 송글 송글 맺혔던 그 아낙 생각이 송글송글 나더란 말씀이지유.
'그 아낙덜 생전 산나물 안먹구 사나?'
'이 모두가 다 부질읎는 짓이여!'
양손에 물통 들고 내려오다 잠시 앉은 자리 아카시아 꽃송이 흔들문서 지나가던 바람이 그러는거유.
"시상에 스쳐 지나가는 것이 어찌 나 같은 바람 뿐이겄어유?
그만 잊구 사시지유..."
조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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