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지나는 길
이화령 고갯길을 넘나드는 시절도 있었는데 저렇게 오가는 길 "뻥" 하니 굴 뚫어 놓았다.
옛길,이화령 휴게소쪽으로 난 구길 따라 올라가 내려다 보는 풍경이 참 궁금하였으나
올려다 본 그림 또한 이만하면 괜찮겠다 스스로 족하게 생각하고 ........
거지반 온 길 표식은 진남 휴게소 앞 다리
남은 이백릿길이 멀다하고 나는 쉬었다 가는데
저 강물은 닿아야 하는 길이 아직 먼고로 쉬지아니하고 흘러간다.
오고 감이 어디 있으랴!
붙어있고 떨어짐이 다만 있으리니
스스로 내려앉아 화석처럼 늘어붙은 이파리, 아니 가을.....
강가에서는 내림굿이 펼쳐지고 있었다.
병풍같은 앞산에 부딪혀 되돌아 오는 북소리
그리고 그 속에 섞여있는 구슬픈, 신이 되어버린 인간의 소리에 강물이 결을 치고 있었다.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들의 모습은 아름답고 경외스럽기 까지 했다.
이 계절에 남아있는 포도알이 그러했고.
미이라 처럼 말라 붙어있는 이파리가 그러했다.
안동아버지....
십팔년전
예순 둘에 식도암 진단을 받으셨고
안동 어머니께서는 아버지 손을 잡고 칠십 까지만 살아주셨으면 원이 없겠다고 하셨었다.
이제는 일 놓으시고 몸 사려가며 오래살고 싶은 욕망이 왜 없으셨을까?
입술이 부르트시도록 병마와 싸워가며 어제와 오늘을 한결같이 살아오셨다.
그 사이 십팔년이란 세월이 흐르고
올해 팔순
큰 도회지 의사도 딱히 짚어낼수 없는 노환.
누워계시다는 기별을 듣고 찾아뵈었더니
철지나도 맺혀있는 포도알 같은 모습으로 맞아주시었다.
아버지!
십팔년전에 병마와 마주서셨을때
일을 손에서 놓지않으시어 이겨내신것 처럼
이제는
일에서 손을 떼셔야 병마와 맞서 이길수 있습니다.
약.
제 때 챙겨 드시고
저 포도알 처럼
아주 오래 오래 머물러 계시옵소서
조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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