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 늦은 아침
늦은 아침 먹고 영실쪽으로 가는 길
제주 올렛길이 유명세를 타서 너도 나도 찾아와 해안의 절경에 찬사를 보내지만
영실로 가는 내륙 또한 다양한 아름다움을 아낌없이 내 보여준다.
휴게소 매점에서는 아이젱없이 등반이 위험하고 힘이 드니 아이젱을 사서 신고가라 하였지만
그 누구도 그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없었다.
다만 집에 고이 모셔두고 챙겨오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속상하고 아쉬워 할뿐...
초입에 작년에 봤던 까마귀 여전히 안녕하시고......
뒤돌아 본 풍경은 구름이 낮게 드리워져 마치 영화 인디펜던스데이의 한 장면을 연상케 했다.
작년에 그렇게 몰아치던 바람은 어디갔는지 따사롭기 까지 했다.
보폭을 강제하는 계단이 참 싫다 했는데 이곳은 달리 방법이 없으니 그저 고마워할밖에....
초입부터 곡한 오르막 계단 디뎌가며 오르면 이렇게 동화나라 공주님 만나러 가는 길 같은 길이 나온다.
그 오솔길이 끝나면 이렇게 넓고 편한 길이 나온다.
열지어 가는 사람들 모습이 참 멋져 보이는 길
처음엔 안개라 생각했는데 구름이 지나가고 있는 것이었다.
더 갈곳이 있음에도 길은 여기서 끝난다.
산은 오르면 오르는 만큼 넓리 멀리 보여주고
올라올 때 흘린 땀 만큼, 내 쉰 날숨 만큼
디지털 저울달아 셈하듯 무게달아 고대로 되돌려준다.
자연, 내려가는 길은 발걸음이 그만큼 가볍다.
동부로 가는 길
제주에서 세번째 점심 역시 고깃국수집을 찾아들었다.
간판도 크고 삼대째 내려오는 집이라 자랑스럽게 써 놓았는데 고깃첨은 구수하였으나 면발은 덜 퍼졌고 국물은 진하지가 않았다.
대는 틀림없이 삼대를 이었는지 모르겠으나 맛은 잇지를 못한것 같아 아쉬웠다.
제주에서 먹을거리 관련하여 첫 실망이었다.
바람이 몹씨 불었고 해변의 고운 모래가 얼굴이 따갑게 날려와 때렸다.
잠시 내려 구경하는데 젊은 커플이 이 와중에 모델까지 자원하여 저렇게 서 있다.
내일 성산쪽으로 갈 계획으로 동부해안따라 이동중이었다.
주말 붐비는 통에 숙소를 구하기 어려울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성산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곳을 찾아들었다.
개인 집 한채를 독채로 얻는 행운을 얻은것이다.
앞 바다 풍경도 나름 아름다웠고 바람이 얼마나 세차게 불어대는지 .. 그래도 부서지는 파도는 눈부시도록 아름다웠다.
오는 길 . 해안 작은 마을에 식육점을 발견하였고 저녁에 구워먹을 요량으로 흑돼지를 근 반 샀다. 게다가 우연찮게 찾아든 숙소는 가정집을 그대로 비워준것 처럼 온갖 살림살이가 그대로 마련되어 있어서 불판에 고기를 굽고 텃밭에 상추와 쑥갓도 먹을 만큼 뽑아 먹으라하였다.
아침에 집 나갈적 보일러만 잊지말고 끄고 가달라하고 주인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창밖엔 저렇게 모진 바람이 비를 섞어가며 밤새 창문을 흔들어 댔다.
내일 우도로 건너갈 배가 뜨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더해져 혹여 녹동으로 가는 배 마저 바람을 핑계로 뜨지않으면 어쩌나 하는 쓸데 있을지도 모르는 걱정을 하면서 잠을 설쳐야 했다.
제주에서의 세번째이자 마지막 밤은 그렇게 깊어갔다.
점심 : 1만 5천냥
흑돼지 : 1만 8천냥
숙박비 : 5만 냥
넘어온 돈 : 47만 6천냥
누계 56만 4천냥.
내일 계획 : 성산 일출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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