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나와서 부르는 노래

강원도 - 무릉계곡

조강옹 2019. 12. 26. 13:48

닷새간의 수고에 대한 보답으로 주어지는 이틀간의 휴일

 첫날 나들이 - 강원도 무릉계곡 가는 길

창밖으로 보이는 소리없는 세상 - 평화롭기 그지없다.

 휴게소 잠깐 머무는 사이

사람들은 불필요한 짐을 줄이고 자동차는 짐 줄이기를 멈춘다.

 

 우리 사는 세상

신이 가꾸는 거대한 정원이라면 

눈에 거슬리지 않게 허용된  "손대기"는 저 만큼일것이다.

왜냐하면 보기에 좋을뿐 더러 스스로 그러한것에 거슬리지 아니하기 때문이다.

  

 

들어가는 길

길목을 지키는 사람들의 간절한 눈길을 피해   앞만보고 걸어가야 하는 고난의 길이기도 하다.

 

가고자 하는 곳으로 내가 가기 위한 가장 손쉬운 수단은 걷기이다.

가고자 하는 곳이 같으면 걸음걸이도 같다.- 그리고 그 모습은 저리 보기에도 참 좋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예까지 왔으면 그냥 보면 되는것 아니겠나?

그래서 그런지 가던 길 멈추고  읽는 이 찾아보기 힘들다.

 

 중간 다리하나 건너면서 왼쪽으로 난 계곡

잠깐 사이 세 번 놀랐다.

 

 상상을 뛰어넘게 넓은 바위에 놀라고  낡은 초가집 지붕에서 떨어지는 낙숫물 같은  물색에 놀라고 거리낌 없이 그 물에서 노니는 사람들에 놀라고.

 

 

산뜻한 건물따라 밑으로 내려오다 갓 쌓은듯한 축대에 눈길이 멎었다.

  

 

안동 처가 뒷꼍의 모습이다.

 

아마도

조급증일것이다.

열차를 타고 출근하다 보면

정차역에 대한 안내 방송이 나올 즈음 여기 저기 휴대폰이 울린다.

마중 나온 사람들과 의 대화는 늘 이렇다.

 

"오고 있는거지?"

"응 지금 막 도착했어"

"좀 있다 봐!"

 

길어야 5분이고 짧게는 2,3분일것이다.

무리중에 그리운 얼굴을 찾아 까치발을 뜨거나 목을 길게 빼어 찾다가 저만치 다가오는 반가운 얼굴을 향해  손을 흔들고  다가오면 서로 얼굴 부벼가면서 반가워하다 가방을 건네거나 건네받으면서  약속된 곳으로 향하는 기쁨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김빠진 상봉을 마치고  서둘러 또다시 갈곳으로 향한다. 

 

 

예천 회룡포 

그 모습이 희한하다면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물돌이

생각없이 흐르는것 같은 물도 그들이 꿈꾸는 바다에 이르기 위해서는

때로 오던길 뒤돌아 가야한다는 것을 알고 "물흐르듯" 흘러간다.

물길도 그러하고 집짓기도 그러하고 세상사  뒤가 급한경우가 아닌바에야 서두르는 모습은 결코 아름답지 못하다.  바꾸어 말하면 서두르지 아니하는 모습은 그만큼 아름답고 보기에도 좋더라는 말씀이다.

 

 도를 닦는다는 것이 별거더냐

면벽좌선이란것이 어찌 수도승만 하는 것이겠는가?

 세상사 근심걱정 모두 바위아래 내려놓음으로써 돌은 무게를 더하고  마음이 가벼워진 사람들은  비로소 궁딩이 털고 일어날것이다.

 

 전부들 요렇게 집짓고 살수는 없을까?

선도 그러하고 색도 그러하고  주변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었다.

 

찍어내듯 높게만 세워놓은 내 사는 아파트  

카메라 들고 하루종일 멤돌아도 이와 비슷한 그림 하나 나올리 없는 곳에 나는 눌러산다.

 

 

 

보기 민망할 정도로 짭은 바지에 잠옷으로 손색없는  얇은 옷 걸치고 무수히 오가는 처자들과는 달리  저리 곱게 단장하고  손끝에서 빚어내는 고운 선율

 

벌건 대낮이라서 망정이다.

휘영청 달이라도 밝은 밤이라치면  .

노오란 금빛 물결 요 계곡에 무수히 쏟아지면 

불려 내려오듯  그대 곧 선녀이고 내 신선 아니겠는가?

 

 

가을의 전령  고추잠자리

터줏대감 마다않을 다람쥐도 종긋 귀 기울이고 있다.

 

 

신선이 노니는곳과 사람이 노니는곳이 크게 다르지 않은듯 물은 여전한데 사람만 불었다.

 

 

 요것만 놓고봐두 강원도 도민들 생각깊다.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면벽하고 나누었던 속깊은 대화마저 털어내듯 뛰고 흔들고 ...  미쳤다.!!

 

꿈과 생시

이승과 저승

사람과 신선

어찌보면 팔만사천리요

이리 보면 여기가 곧 거긴가?

 

조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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