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나와서 부르는 노래

아들아!

조강옹 2019. 12. 26. 14:07

수안보!

 

온양과 더불어 온천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인근에 중앙경찰학교로도 더 널리 알려져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우리 아이 처럼  경찰관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나

군에 입대해서 본의아니게 의경으로 차출되어 온 장병들이

경찰관으로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여러가지 지식과 요령을 두루 배우는 곳이기 때문이지요.

 

 

 

 

 

작년 여름

이곳에 입교한 우리 아이는 8개월이라는 적지않은 기간

교육을 마치고 오늘 졸업을 한다하기에 휴가내고 왔습니다.

 

하늘에 높이 떠 오른 풍선을 보노라면

어릴적 운동회 날 아침처럼 마음이 들뜨는것이 저만일까요?

안내받아 지정된 장소에 차를 주차시키고  대운동장을 향해 내려가는 길

우리 아이는 어디쯤 있을까?

제복 입혀놓고 내 아이 찾으라는 문제는 웬만한 숨은 그림찾기보다 더 어렵고 난감합니다.

 

졸업생 여경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산아래 위치하다보니 아침 공기가 제법 쌀쌀한데 졸업의 기쁨과 설레임에 이들은 아량곳 않습니다.

 

졸업생 입장!

어디가나 여성 먼저!

바람직하고 보기 좋은 모습입니다.

 

 

졸업생도 이만큼이나 많고

 

지켜보는 가족친지 또한 이만큼 많이 모였습니다.

 

키가 작은 편이라  맨 앞에 섰고

덕분에 졸업식이 끝나고 경찰청장과 악수하는 영광도 누렸습니다.!

 

여기 저기 꽃다발 안겨주고 하나 둘 셋!!

우린 그돈으로 맛난 점심 먹기로 하고 맨탕으로 찰칵!

 

아들이 묵었던 생활관으로 짐  가지러 가는 길

자고 먹고 뛰어다니던 이곳을 떠나는 아들은 자연,  생각이 많아질수 밖에요!

 

 

아들이 경찰이니

우린 경찰가족이 되었습니다.

 

내 부모님 같은 부모님

내 아들 같은 아들들

그래, 우리 모두 가족이다.

 

 

 

상명하복!

잘 여문 호두알 처럼 이빨도 들어가지 않는 딱딱한 조직보다는

저렇게 웃음이 있는 조금은 물렁한 경찰 조직이었으면 하는 바람 가져봅니다.

 

그래도 조직의 수장은

늘 저런 위엄도 지녀야겠지요.

 

제복을 입고

임석한 상관에 대하여 "충성"이란 구호와 함께 예의를 표하는 것은 경찰관으로서의 기본이다.

다만 누군가 그랬듯이 "충성"의 대상은 "국가"이어야지 "사람"이 되어서는아니될것이다.

 

 

 

아들아!

사랑하는 내 아들아!

 

교단에서 서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우리의 말글살이를 가르치고자 했던 꿈을 접고

이 시대, 젊은이로써 살아가야 하는 방편으로 택한 이 길이 어찌 순탄하길 바라겠느냐?

 

그래도 너는 쉬지않고 걸어 예까지 왔고

이제 비로소  큰 산 하나 넘는구나!

 

장하다!

수고했다!

그리고 고맙다.

 

어디로 가든, 무엇을 하든

소신대로 정성껏, 열심껏 해라

남은 시간

젊은이로 누리고 싶은것,  하고 싶은것 틈틈히 챙겨가며

누구나 손 내미는 따뜻한 경찰 

누구나 손 잡아주는 따뜻한 경찰

 

특히

약자를 우선하여 지켜주고 보살피는  민중의 지팡이가 되거라!

 

 

믿거니와 또한 사랑한다.  

 

아부지.

 

 

군더더기

   - 해마다 시험 날짜가 다가오면 우리 아이를 위해 기도해주십사 간청드린적이 있습니다.

      넘을수 없으면 차라리 돌아가는것도 방법이다싶어 아들은 이 길을 택했습니다.

     생소한 과목 어렵사리 책장넘겨가며 노력한 끝에 작년 늦은 봄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8개월간의 교육도 무사히 마치고 이제 새끼경찰 하나 탄생했습니다.

 

     그간 지켜봐주시고 같이 힘을 보태주신 친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조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