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나와서 부르는 노래

아름다운 동행-해파랑의 추억

조강옹 2019. 12. 26. 14:57


2016년 6월 18일  11:15분 부산역 광장으로 가는 길

대한민국을 질주하는 KTX를 타고 예까지 왔다.


잠시 논란끝에  광장에서 우회전하여 이 돼지국밥집에 왔다.

사람들이 길게 늘어선 소문난 "맛집"을 지나 조용하고 깔끔한 이 집은 택했다.


이보다 더 맛일수 있겠나 싶게 국밥은 맛있었고 손님이 적은지라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가장 젊은 이모한테 부탁해서 한컷 찍었다.

이전에 약속이 있었다.

낙산에서 동해바다를 병풍삼아 소줏잔 기울이면서 이렇게 좋은 날

다음에 또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방장 조성민 선생께옵서 남녁 어디쯤 바닷길 보기좋게 다듬어 놓은곳이 있으니 그리 가자했었다.

모든 일정은 방장 조성민 선생께서 계획하고 준비하고 실행했다.

부른 배 두드리며 27번 버스를 기다린다했다.

소문듣고 우리를 환영하기 위해 모여든 인파를 비집고 흩어지지 않게 기다려야하는 잠깐의 시간이 조금 곤혹스럽기까지 했다.

대한민국을 질주하는 사이에 소주 이원재 선생께서 준비한 대죽 안주에 검은 포장에 다소 귀티나게 마련된 소주를 마셨던 고로 버스간에서 꿀잠을 잤다.

그리고 도착한곳이 바로 이곳 오륙도


바벨탑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은 저렇게 어디서나 하늘을 향해 똥침을 놓듯 쌓아 올리기를 좋아한다.   이들은 이미 신의 노여움에 대한 두려움을 상실했다.

바닥이 유리라서 미끄럼 방지를 위한 덧신을 신고 걸었다.

햇볕은 따까왔지만 바다에서 불어오는 노기서린 신의 입김이 등골까지 시원하게 느껴졌다.

 인간 극성의 또 다른 사례

하기사 나도 한때 저리 몰입한 적이 있었으니 어찌 저들을 탓하랴!

다만 오가는 물고기들에게 낮길 조심하라 일러줄 밖에!!

40년

오로지 한길만 걸어 예까지 왔다.

돌아보면 아득하지만 그렇다고 빛 바래지 않은 43년 인연

세월따라 더 가늘어지긴 하겠지만 질기디 질긴고로 결코 끊어지진 않을란다.!

이곳에서 부터 시작이다.

오륙도를 시발점으로 해파랑길이라 명명한 이 길을 걸어 광안리까지 간다고 했다.

거기에 아주 싱싱하고 맛난 생선회를 실컷 먹여준다했으므로 불평없이 걸었다.

가끔 들여다 보기도하고 카메라에 담기도 하고  영동 김병연선생께옵서는 여행내내 약주 한 잔 드시지 않았다고 이르라 했다.



무심코 걷다 뒤돌아 보면 더 아름다워 보이는것이 이곳 해파랑길 뿐만 아님을 우린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옥빛 바다를 가르는

사람이 하는 짓 치고는 단연 가장 아름다워 보인 장면이다.

같은 그림이라도 높이에 따라 보기가 다르다.

경치는 내려다 볼수록 아름답고 사람은 올려다 볼수록 아름답다는 생각이 문득 스쳐간다.

살펴는 보겠지만  우리 지금까지 한 길을 걸었으므로 끝까지 같이 가자는 다짐



리더는 외롭고 고독하고 ....

따르는 사람 챙기기에 골몰한 방장

곡한 오르막 한참 올랐으므로 이 내리막 또한 그만큼 길어지리니  오를땐 보다 내릴때 마음도 가벼워진다.   무르팍에 힘주어 흘린 땀  고스란히 정산해가면서 돌려받는 기쁨이 있기 떄문이려니.

바다와 바위와 나무가 합작해 연출한 글림은 보기에도 참 아름답다.

가던 길 멈추고   등뒤에서 불어오는 해풍에 땀 식혀가며 바라보니 그 정도가 더할밖에...

산 옆구리 타고 난 길이다 보니 자연 그늘이 지고 나지막히 오르락 내리락 나누는  이야기가 더욱  정겹다.




보시다시피다.

농바위 그림좋고 쉼터까지 마련해 놓았으니 잠시 쉬어가되 나누는 이야기는 쉼표가 없다. 

자연 계속 이어질수 밖에.


얼핏 끌어올린 고기망 보니 꽤 잡았다했다.

미끼 탐하다 끌려 올라오는 물고기 보다 말 그대로 오뉴월 땡볕에 고기 기다리는 인간이 더 가여워보인다.  정확히 말하면 인간이라기 보다는 인간이 지닌 욕심이라고 수정해 적는다.




아이스께끼 먹고 힘내고 ...

어려운 걸음으로 예까지 가져와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장사하던  몸매 풍만한 녀인에게 감사를! 

이기대

이씨문중의 인물 이야기가 아니다.


돋보기 들여다 보는 수고를 덜기위해 요약해 드리자면  

임진년 왜란 당시  조국의 안녕을 위해 들꽃같은 두 기녀께옵서 흡사 진주의 논개 처럼 장렬히 몸을 던졌다는 가슴아픈 이야기를 기념하고자 한 곳이다.


자고이래로 고관대작은 시시때때로 조국을 위태롭게 하고 들꽃깥은 이 땅의 연약하되 질긴 녀인들이 몸을 던져 나라를 구한다.  헬....조선은 이미 이때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이렇게 ......이야기가 옆으로 샜다.


저 멀리 광안대교가 눈에 들어오고 코 앞에 방앗간

참새들이 어찌 그냥 지나칠수 있겠는가?

영동 김병연 선생께옵서는 여기서도 한 잔도 안드셨다.



카메라로 들여다 보면  노인과 아해들이 비교적 "사진빨"을 잘 받는다.

바닷가에 풀려난듯 노니는 아해들은 더욱 그러하다.

저 남매들 두고 두고 늙어가면서  이 시절 이 순간을 이야기할것 같다는 생각에 한 컷 찍었다.

건널땐 몰랐는데   뒤돌아 보니 깜짝 놀랄 정도롤 보기좋았던 저 구름다리같지 않은 구름다리!


오늘 목표했던 곳에 도착했다.

깨끗하다 생각했는데 털어보니 운동화에서, 바짓가랑이에서 먼지가 털린다.


좀떠 깔끔하게 살아야지...

두 시간 반

지나온 길이 꿈깥을 정도로 도시의 풍경은 살벌하다

바람도 없고 오뉴월 땡볕만  세상 녹록지 않다는듯 내려 쬐고 있다.


약속의 땅 광안리


잠시 고민끝에 방장께서 점지한 농어 한마리

조기에 생을 마감하고  끼워넣기에 덩달아 도다리 댓마리 "세꼬시"란 이름으로 난도질 당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그렇게 접시에 담긴 존재들은 우리를 잔혹하다 하곘지만

우린 늘상 일어나는 그들의 숙명으로 단정짓는다.


병뚜껑 빨간 소주 엄선하여 이르되

"우리 모두의 건강을 위하여!"


덧붙여

"함께하지 못한 우리의 모든 친구들의 울정을 위하여!"

부산을 빛낸 인물일까?

소설가 박모씨 같다는 결론 밖에 유출할수 밖에 없어 궁금증이 불편하기 까지 한데  시민들은 생각없이 오간다.

어둠이 내리고 발전소에서 공급된 전력으로 불 밝히면  소주맛이 더할것이라는 얘기하면서 배회했다.  딴은 다가오는 이별의 시간이 아쉬워 시간 밀어내기 작업의 일환하니겠는가?



부산역은 저렇게 화사하게 불밝히고 우리를 맞아주었다.

음주와 대담은 열차안에서 끊이지 않았다.

조용한 차내에서  저렴하고 실속있는 안주로 소주를 얼마나 품위있게 마실수 있는가를 시범하듯

그러는 사이 열차는 대전에 정차했다.


가야할 길이 더 먼 친구들의 전송 받으며 난 일터로 향했다.

변함없이 일마치고 돌아온 기관차들 윙윙거리는 소리들으며  .

저 철길에 발 들여놓고 이렇게 보낸 세월이 40년 !


영동 김병연 선생께옵서는 현존하는 코레일 최 고령

내라고 별수 있나  앉아있어도 이등이요 서서 있어도 이등이다.


언젠가는 두고 가야하는 것이 한둘이겠나만

우리를 가난에서 건져주고 넉넉치는 않지만 안분지족이 과유불급보다는 아름답게 살아갈수 있다는 그래서 가르치듯 놓여진 철길따라 운명인양 걸어 예까지 온 것에 대해 스스로 대견하고 감사하다.


이 술이 깨도

이 어둠이 걷혀도

놓여진 남은 길

살아가야 할 몇십년의 생

우리 모두 더불어 떨어지지 않게 하소서!


땀으로 끈적끈적한 조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