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목사 안이다.
계곡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길은 백룡강 발원지라했다.
궁금해서 거슬러 올라가는 길이나 뒤돌아 보는 내가 걸어 온 길 모두가 아름답다.
중간에서 말을 타라 권유하는 아낙의 표정이 참 여유롭고 행복해 보인다.
먹고 입고 자는 형편이 우리보다 우리 기준으로 좋지는 않을터
행복이란 얼만큼 욕심을 채우느냐에 달리기도 했지만 얼만큼 욕심을 덜어내느냐에도 달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고
저 표정은 후자의 경우이려니 했다.
낭목사.
마을 하나가 그냥 사찰이고 백룡강 발원지가 있다는 말에 여유를 가지고 한 바퀴 둘러봤다.
여기저기 오가는 사람들 혹은 앉아서 쉬는 폼세도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 것이
이들에겐 생활 자체가 곧 신앙이란 생각이 들었다.
지나가는 스님에게 사진 촬영을 부탁드리자 흔쾌히 허 해주셨다.
티벳 승려들의 승복은 피부색과 많이 닮았다.
맑은 눈동자에 온화한 표정이 도력을 말해주는 듯 경외감이 든다.
다소 인상이 험한 스님이 매표소에서 큰 소리로 말하는데 외국이라서 특별히 입장료를 감해주었단다.
카메라에 담지 않았지만 그 스님은 아무래도 경쟁자가 나타나지 않는 한 보직 이동이 어려울 것 같았다.
택시로 한나절 달려 도착한 곳
"짜가나"라 했다.
돌상자라는 뜻을 지녔단다.
커다란 암산들이 사방을 에워싸고 형성된 마을
외부와의 단절속에는 바람도 포함인가보다
바람 한점 없이 따사로운 봄날같은 날씨
마치 옛날 동화속 착한 일 많이 한 사람들만 모여서 사는 이상 세계같아보였다.
좀 더 머물다 눌러 앉고싶어질라!
아쉬움을 쉬 떨쳐내지 못하고 내려오는 길
천상에서 소풍나온 듯한 전통의상 차림의 젊은이들이 노는 모습이 아름다움을 더했다.
여행이란 것이 낯설고 보기좋고 그래서 집을 나온 것이라지만
하루 하루가 꿈이련가 하는 절경에 비경
오늘도 예외없이 눈이 풍년이다.
내일은 또 어디로 갈거나?
어느새 나도 모르게 나날이 낯설은 것들과의 조우가 즐거움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하룻밤 묵어가는 곳이 언뜻 "질부"라고 들었다.
맞거나 틀리거나 의미가 없다.
지나쳐가는 중국 인민들의 이름을 내 알바없는 것처럼
어차피 낯설고 모르는 곳이기에 이름이 개똥이면 어떻고 소똥이면 어쩔것인가
보고 즐기면 그만이지.
무지한 탓에 은근 죽었던 기가 스물스물 살아나는
여긴 아직 중국이고 여행은 계속된다.
'집나와서 부르는 노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속리산에 단풍이 고울까? (3) | 2024.11.23 |
---|---|
주유천하1-난주로 가는 길 (12) | 2024.11.02 |
주유천하10-수렴동석굴 (0) | 2024.11.02 |
주유천하9-대상석굴 (0) | 2024.11.01 |
주유천하8-맥적산 (0) | 2024.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