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나와서 부르는 노래

듕귁문화탐방(7)-장가계-

조강옹 2019. 12. 24. 06:46

장가계에 오기 전까지 장가계 뜻을 몰랐습니다.

장씨덜이 모여 사는 동네라구 해서 장가계라구 한다. 가이드가 일러줍니다.

그럼 원가계는 무슨 뜻일까요? 하길래 대뜸  원씨덜이 모여 사는 동네라 그렇게 부르는것이라구 했더니 참 어려운 문젠디 어띠기 심 하나 안들이구 숩게 맞힐 수가 있냐문서 머리가 비상하다구 칭찬을 들었습니다.


이곳 장가계 올적에는 동방항공이라는 듕귁  국내 항공이었습니다.

사회주의 국가의 특성이랄지 뱡기 타구 내릴 적에 스튜뎌슨가 하는 샥시덜두 그렇구 하나같이 마네킹 같습니다.

인물은 반반한디 고개숙일줄두 모르구 인사할줄두 모릅니다.

다른 사람덜은 안그런디 얘덜만 그런가 헀는디 상해루 돌아올 적엔 남방항공이었습니다.

아마두 좀 마음씨라두 따닷한 사람덜일지두 모르겄다 기대를 했는디 동방이나 남방이나 같은 공장에서 나온 마네킹 같았습니다.


거기에 비하문 우리 항공사 우리 직원덜은 사람같았구 천사 같았습니다.

이에 대해 디리구 싶은 말씀은 참 많은디 그냥 점 다섯 개 찍구 넘어갑니다


..... 


저녁을 먹고 상해 공항에서 장가계행 뱡기를 기다리는디 듕귁의 미시족덜이 애덜하구 뱡기를 기다리구 있습니다.


엄마덜은 엄마덜 찌리 중국말루 하구 애덜은 천진난만 여기 저기 무리지어 뛰어 다니문서 노는디 꼭 지엄마덜 닮어서 듕귁말루 하더라는 말씀입니다.

세계는 바야흐루 글로벌 시대라구 하는디 우리두 영어만 갈칠게 아니라 저 듕귁 엄마덜 처럼 애덜 어려서부터 듕귁말두 갈쳐야하는거 아닌가?

그런면에서 저 듕귁엄마덜은 선견지명을 갖구 애덜 교육을 시키구 있다 생각을 했습니다.

 


“듕귁의 현실에 비추어 쟤덜은 참 복두 많은 애덜일겨

저 나이에 벌써 뱡기두 타보구 그치?”


“그러문유  우리 어릴 적에 김포공항에서 미국행 뱡기 기다리던 부잣집 애덜하구 같을 티지유 그때 우리덜은 공항이 어띠키 생겼는지 알기나  했간유?”


우리 앞을 뛰어가는 애덜이 참귀여워서 손짓해서 부르니 그 미시 엄마덜이 우릴 보구서는 애들한티 그럼니다.


“안녕하세요 $@#%$^&”

(그 뒷말은 듕귁말루 했는디 아마두 저 으른덜이 대한민국에서 오셨는 모양이니께 “안녕하세요?” 하구 한국말루 인사디리거라 그리키 한거 같습니다.)


이른바 한류의 영향을 직접 목격한 순간이기도 했구 대장금인가 그것 보구 배웠나 싶기두 하면서 요즘 탈렌트 이영애는 어디가서 뭘하길래 텔레비전에 안나오나 궁금하기두 했습니다.


장가계 말씀 올리다가 이영애 걱정까지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다시 장가계루 갑니다.

장가계는 본디 아주 오래전에는 바다였다는디 잠버릇 고약한 지구가 돌아눕는 바람에 솟아올라 산이 디었다는 얘긴디 초입부터 범상치가 않습니다.


지가 원래 산신령 베개만한 음봉산을 배경으로 마당 끝이 미호평야의 시작인 동네에서 태어나 자라다 보니 높은 산 깊은 계곡 이런디가 영 달갑지가 않습니다.

군대생활의 시작을 강원도 같은 경상도에서 반년동안 훈련을 받을 적에 조교덜이 아주 중요한 훈련 갈쳐 준다문서 각개전투니 분대전투니 총들구 기다가 뛰다가를 반복하문서 숨이 턱에 닿도록 팔부 능선꺼정 심들게 올라가라 해놓구 그것으루두 모자라 공격 앞으루 하문서 소리꺼정 지르문서 막판 스퍼트에 돌입을 하는디 죽기를 각오하구 소리질러대문서 거의 다 올라왔다 싶으문  위에서 내려다 보던 조교가 “원위치” 하는 한마디에 다시금 저 밑 시작점을로 내려가 다시 하기를 반복하다 보니  산이라구 하문 진절머리가 나도록 질린 사람입니다.


좌당간  동양화  그림보문 저런 산이 있겠나 싶게 구름에 쌓인 도저히 오를 수 읎는 그러나 멋있긴 한 그런 산을 실제로 보는 게 장가계 원가계라구 보시문 디겄습니다.

아침 먹은게 금방 꺼지게 시리 굽이마다 고개마다 와 와 하구 입 벌리문서 한나절을 돌아 댕겼습니다.  깎아지른 듯 한 절벽 깎아 올린 듯한 봉우리 아무리 나무라고는 하지만 거기서 용케두 산다싶은 소나무덜 하며 어려서 엄청나게 읽어댔던 듕귁 무협지  왜 이넘덜은 소설을 써두 하나같이 사람이 이산 저산으루 날러댕긴다구 뻥을 치나 했던 것들이 비로소 이해가 가는 순간이기두 합니다.  저기 저 기암 절벽 돌아 들어가 봤으면 더 기막힐것 같은디 길은 읎으니께 새나 구름이 아닌 바에 도리가 읎으니께 상상만으루다가 새처럼 날라댕겼으문 좋겄다 싶으니께 그런 뻥치시 소설이 나오는구나! 이해가 가더란 말씀입니다.


이렇게 말구 달리 어떻게 전해디릴 방법이 읎음을 스스로 한탄하문서 댕겨 오시되 사진을 다른 사람덜이 어렵게 잘 찍은 것 인터넷에 있으니 맘에 담아 오시기를 권해디리구 그 기암 절벽 아스라이 내려다 뵈는 단애 같은것덜 아무리 고화질에 대형 스크린으루 보신다해두 직접 가서 보는 것 보덤 어림 반푼어치두 읎으니께 눈밝구 다리 성하실 때 서둘러 댕겨오시기를 바랍니다.


요즘 항간에 조강이하는 얘기는 숨소리 빼놓구 다 그짓말이다는 소문이 떠돈다 하여 혹여 이도 믿지 말어라 하는이 있을까하여 부득이 사진 한 장 올리니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얘기는 다음에 또 이어집니다.
 
조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