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호천에서 부르는 노래

닭고기와 칼국수가 만났을 때

조강옹 2019. 12. 23. 17:37

오늘은 닭고기가 엄나무와 짝을 이루어 칼국수와 어떻게 어우러지느냐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전편에서 말씀디린 김치찌개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요리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짝궁만 따라했고 나머지 분덜은 댓글 내용을 살펴보면 본질에서 벗어나 본인의 순수하고도 고상한 뜻을 저버리는 행동으로 일관하여 읽고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게 만들었습니다.

한 가정의 주방을 책임지는 위치에서 기신분덜이 이렇듯 간편하고 맛있는 요리조차 외면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그분덜과 또 그분덜만 바라보는 가족덜 건강이 참으로 걱정되는 그런 나날이었습니다.
그분덜의 반성을 촉구하고 가족의 건강이 곧 인류의 건강이고 미랩니다.
요번만큼은 정신 바짝 차려서 따라 하시길 거듭 촉구디립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더 쉬운 닭고기 칼국수 편을 준비했습니다.

닭은 가급적 조선닭이라 부르는 유색계를 선택하십시오
우리 의사와는 상관없이 사람덜은 피부색에 따라 백 황 흑으로 구분됩니다.
우리가 허여멀건한 코쟁이라 흉보는, 그 허여멀건한 사람덜은 지덜이 질 낫다구 그럽니다.
그러나 흑인영가 같은 노래 들어보문 조물주께서 시커먼스덜한티두 엄청 공들인 거 같습니다.
우리 뉘리끼리는 이도 저도 아닌 중간쯤 가는디는 일등입니다.
따라서 이것저것 합해서 평균 내 보문 다 똑같습니다.
한마디루 All men are created equal 입니다.

닭얘기 하다가 사람얘기루 흘렀습니다.
다시 닭얘기루 갑니다.
닭중에는 유색계가 으뜸이구 그래서 그것을 우리는 조선닭이라구 불릅니다.
그거 한 마리 통째로 옷 벗겨 달라해서 가져오십시오
고거 하나 딱 들어갈 만한 양은솥에다 끓어도 넘치지 않을 만큼 물을 붓고 엄나무 애덜 손목 만한 굵기의 것 한 뼘정도 길이로 자른 것 두 쪽으루 뽀개 넣으면 좋습니다.

엄나무를 왜 넣는가에 대해 잠깐 말씀디립니다.
닭은 원래 조물주께서 맹그실적에 신덜찌리만 잡아 잡술라고 맹그신것입니다.
근디 개를 시켜서 잡아오라 하면 꼭 인간덜 사는 지붕으로 도망을 갑니다.
그러니 조물주께서 승질이 나셔서 우리 인간덜 한티 이르시길 잡어 먹구 싶으문 니덜이나 잡아먹어라 하구 인간덜한티 하사 하신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닭고기 맛을 잊지 못하는 귀신덜이 자꾸 탐을 냅니다.
그래서 가시달린 엄나무를 같이 넣어 끓여 귀신덜 못 오게 하는겁니다.
예로부터 잡귀를 몰아내기 위해 대문에 엄나무 가지를 꽂아 놓는 이유도 여기에 있슴다.
어떤분덜은 찔릴까봐 가시를 떼어내시는 분덜 있는디 그러면 닭 삶어 귀신주는 격입니다.
뚜렷한 이유읎이 밤잠 못 이루시는 분덜 엄나무 가지 하나 베란다에 걸어놓구 주무시면 신기하리 만치 잠이 잘 옵니다.
해보시지두 않구 그짓말이다 숭덜 보지 마시구 밑져야 본전이니께 한번씩덜 해보시기 바랍니다.


다시 진도 나감다
엄나무 가지를 밑에다 놓고 그 위에 드러눕는 자세로 닭을 올려놓습니다.
생전 모이 찾아 땅만 쳐다 보구 살아온 계생 마지막으루다가 하늘 한 번 쳐다보구 가라 그러는겁니다.

그담에 마늘을 세 통 까서 통째로 넣습니다.
왕소금 딱 한 숟갈만 넣습니다.
어떤분덜은 끓기 시작하면 넣는데 일찌감치 넣어야 속속들이 간이 뱁니다.
변함없는 철칙 중의 하나가 음식에는 간이 제일이라는 거 누누이 말씀디림니다.
그만큼 중요함다
불을 붙여 끓이기 시작하고 일단 끓기 시작하면 국물이 넘지 않을 정도로 불을 낮추시고 볼일덜 보시면 됩니다.

끓는 동안 마늘에 대해서 잠시 또 한 말씀 드리겄습니다.
왜 요리마다 마늘을 넣을까?
하다못해 삼겹살 한 첨에도 마늘 한쪽이고 생선회 한 첨에도 마늘 한 쪽 만은 꼭 넣어 먹슴다.
육식과 마늘이 아주 밀접하게 관련있다는 걸 알 수 있슴다.
앞에서도 잠시 짚고 넘어갔지만 환웅께서 웅녀를 맞아 드리실 적 사람되는 조건으로 백일동안 먹으라는 것이 마늘하구 쑥이란거 다 아는 사실임다.

잠시 딴얘기 같으면서 관련된 불교 얘기 하나 말씀디리겄습니다.
아시다시피 불교의 제 일계는 불살생입니다.
절에 댕기시문서 고기 좋아하는 분덜은 부처님 말씀 취지는 고기를 먹자문 부득이 살생을 해야 하니께 그 살아있는 것을 죽이는 과정에서 악의가 생겨나니 그것을 경계해야 하구 부처님 살아기실적엔 인구가 즉어서 식물성만 먹어두 디지만 요즘시댄 워낙 인구가 많으니 부득이 고기를 먹어야 한다. 그러면서 이것을 상황윤리라구 그럼다
어떤이덜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처님이 불살생을 말씀하시문서 이것은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변함읎이 지켜져야한다 고 주장하는 분덜두 기십니다.

어떤 것이 맞는지를 떠나서 우리 조상덜은 대대루 마늘하구 같이 먹어왔기 때문에 반만년 역사속에 수 많은 외침을 받아왔음에도 단 한번도 남의 나라를 침공한적이 읎는 그야말루 문화와 예술만 끔찍히 사랑하면서 살아왔다는거 다 마늘에서 연유합니다.
요는 마늘이 우리 맘속에 잠재해 있는 악한 마음을 선하게 바꾸어 준다는 것입니다.

허구헌날 밖에서 두둘겨 맞구 들어오는 집 애덜한티는 마늘을 멕이지 마시구 외려 두둘겨 패구 들어와 속씩이는 애덜 가지신 분덜은 마늘을 많이 멕이십시오.
요즘 이라크 파병문제루 온 나라가 가마솥에 물 끓듯 한디 양놈덜 우리보구 마늘냄새 난다구 숭보지 말구 지덜두 알어서 마늘 좀 먹으문 그짓말 같이 평화가 찾아올겁니다.
먹으래두 안먹겠다는거 억지루 멕이지는 못할일이구 보니께 엄청 딱합니다.

쑥에 관한 한 히로시마 원폭 떨어졌을 때 동물이구 식물이구 죄다 타죽었어두 쑥만은 퍼렇게 살아있다는 얘기가 있슴다.
사실여부를 떠나서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건 사실입니다.
자주 많이 드시문 구약에 나오는 분덜 멘치루다가 너무 오래사니께 봄 한철 쑥떡 찌어 드시문 됩니다.

얘기가 한참 딴디루 흘렀습니다.
푹 익은 것 건져내어 쟁반에 올려 다같이 뜯어 드시문 딥니다.
닭고기는 부위마다 맛의 차이가 요즘 일교차멘치루다가 큽니다.
누군 얼어죽구 누군 데어죽는 불공평이 가족간에 있을 수 없슴다.
갈기 갈기 찢어 골고루 섞어 먹게 맹그십시오
뜨겁다 손 못댄다 하지 마시구 목장갑 속에 끼구 겉에 비닐장갑 끼시구 만지문 아무 문제 읎습니다.
오줌 메려운 사람이나 승질급한 사람 누구 하나 중간에 일어나서 국물에 칼국수 넣구 오십시오
일하다가 쉬는 시간은 좋지만 먹다가 쉬는 시간은 입맛 달아나는 시간이구 김 빠지는 시간입니다.
쉬는시간 읎이 연이어 칼국수 드실라문 이점 유의하십시요

제말이 못미더워서 소금 조금 더 넣으시구나서 가족덜이 짜다 그러면 국물에다 맹물 붓고나서 간이 맞는다고 우기시는 분덜 기십니다.
등유나 경유나 같은 원유에서 추출한 것이지만 한 용기에 넣어도 섞이지 않습니다.
국물에 찬물- 같은 수도꼭지에서 받은 것이라 할지라도 섞이지 않습니다.
음식에는 간이 제일이라는 것 매우 중요하니 밑줄 좍 그시고 절대 잊지마십시오
부엌문, 싱크대, 소금통 등등 눈에 잘 띄는곳에 죄다 써 붙이시구 과년한 딸년 기신분덜 귀에 못이 박힐 때 꺼정 강조해 주십시오.

가족사랑, 인류평화
여러분의 손 끝에서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