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맨날 먹는일두 때가 되문 걱정이 딜때가 많으시지유덜
찬밥 한 덩이 있는디 뎁혀 먹기엔 양이 좀 모잘를 때 특히 그렇지유
그까짓꺼 라면 끓여서 말어덜 먹으문 디지 않겄나 하시는 분덜두 기시겄지유
식구덜 입맛에 맞게 더러는 칼국수 삶어서 잡숫구 난 담에 남은 국물에다 말어덜 자시기두 하던디
근디 말씀은 좋은 말씀인디 으른 모시구 사는이덜 한티는 이두저두 쉬운 얘긴 아뉴 솔직히....
아무튼지간에 먹구산다는게 때에 따라서는 간단치만은 않더라는 말씀을 서두에 디리문서
오늘 지가 디릴 말씀은 찬밥을 어띠키 뎁혀 먹느냐 하는 문제를 들구 나왔어유
승질급한 분덜은 대뜸 그거 즌자렌찐가 하는디 집어늫구 돌리문 십상 좋더라는 말씀 하시겄지만
지가 디리고자하는 말씀은 단순히 뎁혀 먹자는디서 그치는건 아니지유
무슨말씀이냐문 찬밥과 더불어 버리기는 아깝구 먹기는 좀 그런 남은 반찬들하구 다자간 협상을 거쳐 일괄처리하는 방법에 대해서 소상히 말씀을 디리구 싶어서 이리키 설이 길어졌다는 말씀이지유
먼저 후라이팬 큰거 하나 챙겨놓세유
김치가 있어야 디겄는디 김치는 집집마다 남어서 탈이지유
김치냉장고 덕에 작년 묵은김치 여적꺼정덜 잡숫구 기신거 어띠키 우리집만 그렇겄어유
근디 그거 첨 끄내서 다 먹어치우구 또 꺼내구 그리키 먹으문 별 문제가 읎는디 밥하구 달러서
지난번 끄내 먹구 남은거 도로 식탁에 올라오문 젓가락 잘 안덜가잖어유
그거 왕창 도마위에 올려놓구 잘게 쓸어 넣으세유
냉장고 문열구 자시 디려다 보문 꺼내져 상에 올라와서 뚜껑만 열었다 밥 다먹도록 젓가락한티 한번 찔려두 못보구 도루 닫힌 채 냉장고하구 밥상 위를 노상 들락날락 거리는것덜
죄다 끄내서 도마위에 올려놓구 제기세유
마늘-
지가 늘 강조하는대루다가 식구 수 하나에 마늘 한쪽 즉 식구 수에 쪽 수 맞춰 찧어 넣으시문 디겄어유
고추 약오른걸루다가 이것두 식구 수대루 도마위에 올려놓으세유
길이루 반을 쪼개 씨를 털어내구 잘게 썰어 넣으세유
읎으문 말구유 혹 돼지고기 먹다 남은거 있으문 디는대루 적당량 잘게 썰어 같이 넣으세유
음식의 맛은 간에 달렸다는것두 지가 늘 강조해서 디리는 말씀이지유
대충 이만하면 간이 맞겠다 싶을 만큼 굵은 소금을 숟가락으로 퍼내서 거기서 1/5만큼 도로 덜어내세유
요는 좀 싱겁게 드시라는 말씀이구유 나머지는 도마위에 올려놓구 칼자루 끝으루다가 빻아 놓으세유
식용유 조금 붓구나서 불을 댕기시구 찬밥덩어리를 마치 쥐새끼가 갉아먹듯 주걱을 가지구 가생이부터
잘게 헐어내면서 반 시계방향으루다가 밀어내세유
왜 하필이문 반시계방향이냐구 따지시지 말구 일단 시키는대루다가 하세유
냉중에 다덜 맛있다구 하는디 간혹가다가 어떤이는 시키는 대루 했는디 맛이 읎다는 분이 기셔유
알구보니 왼손잽이라 시계방향으루다가 밀어냈다는 거유
요리라는게 말로는 설명디리구 어려운 심오한 우주와 인간의 상생의 원리가 들어가 있기에 이런 결과가 나오는 거지유
그 문제에 대해서는 이담에 시간이 디문 차차 같이 생각을 해보기루 하구유
진도는 계속나가야 디겄지유
좌당간 그리키 잘게 잘게 부셔가며 자연시럽게 반찬하구 섞여가며 볶이는거지유
어떤분덜은 또 바닥에 늘어붙을께미 불을 약하게 하구 볶는 분덜이 기신디 걱정덜 마시구 불을 세게 하시구 계속적으루다가 볶으셔야 돼유
얼마동안 볶아야 하느냐구 물으신다문 말유 밥알 한 알갱이 표면전체가 즉어두 한번은 후라이팬 바닥과 문질러 지두룩이라구 말씀을 디리구 싶어유
그렇지 않으문 비벼드시는것하구 무슨 차이가 있겄어유
그리니께 밥을 볶는다는 것은 밥알 한 알갱이 알갱이를 볶는 것이다 이리키 생각을 하시구서 볶으세유
우리가 차이나 레스토랑에가서 볶음밥을 시키문 둘이가문 두군디다가 셋이 가문 세군데다가 따루 따루 갖다 주잖어유
아마두 먹는거 가지구 서루다 싸울게비 그리키 주는지 몰러두 가족덜찌리는 그런일 읎을티니께 큰 접시에 함께 엎어 놓으세유
그리키 하시구 나서 후라이팬 보세유
밥풀띠기 하나 늘어붙은거 읎잖어유
이제는 계란을 깨서 컵에 넣으세유
대략 식구수 곱하기 0.75해서 소수점 이하는 사사오입하세유
즉 혼자서는 한 개, 둘이서는 두 개, 셋이서두 두 개, 넷이서는 세 개 이런식이지유
그 숫자만큼 계란을 깨서 컵에 넣으시구 아까 남은 소금하구 고추와 파 적당량을 아주 잘게 썰어 같이 섞어서 젓가락으루 휘휘 젓으세유
후라이팬에 그대로 붓고 멧방석만하게 부치시는 거유
밑바닥이 놀노리하게 탈 정도로 부쳐졌다 싶으문 그걸 후라이팬채 들어서 밥위에다가 홀짝 엎어버리세유
그러면 밥 전체를 계란부친걸루다가 덮어 씌운거지유
국은 일전에 소상하게 맹그는 법을 여기 어딘가에다가 올려놨으니께 찾아서 읽어덜 보시구 온 식구가 둘러앉어 드세유
자시문서 들어덜 보세유
우리찌리 왜 질루다가 친하구 가까운 사이를 한솥밥 먹는사이라구 그리키 말씀덜 하시잖어유
그걸루 모잘러서 한솥밥을 한그릇에 놓구서 나누어먹는 사람덜이 바로 가족아니냐구유
가족덜찌리 모여서 머리맞대구 밥덜 자시문서 가족의 소중함두 알구 서루 더 먹으라구 숟가락으루 밀어내기두 하문서 정두 느끼시게 디지유
시어머니는 미누리한티 미누리는 시어머니한티 서루 배부르다문서 밀어내는 거 옆에서 보는 애덜두 따라서 배우게 디구유 앞서 말씀디린대루다가 가화만사성 - 이거 볶음밥에서 시작된다는 새로운 사실 하나 깨닫게 디지유
그렇게 서루를 위해가며 먹은 밥상
기름끼 많은 음식이 먹을땐 참 맛있는디 맛있는 만큼이나 치우기가 좀 그래유
특히나 맨날 설거지 하는 미누리덜 한티는 말씀이지유
그래서 지가 조심시럽게 권해디리구 싶은 말씀은 말유
서서 오줌눟는 우리 남정네덜이 인심줌 한번 쓰자는 말씀이지유
하나
둘
셋!
하구 벌떡 일어나 이쁜 마누라 밀어내구 설거지 한번 해보세유
아마 생각보다 쉬울거유
맞어유
설거지가 생각보담은 훨씬 쉬운일인디 맨날 박어놓구 하는 일이다 보니께 심든거지유
흥이 좀 나시거들랑 콧노래라두 한곡 불르시문서유
무슨 노래가 좋냐구유?
다덜 그렇지야 않겄지만 지 경우에는 이은하의 멀리 기적이 우네 이곡이 잘 맞어유.
아까부터 나오구 있지유?
머얼리 기적이 우네~~~~
나를 두고 멀어져 가네~~~~~~~~~~~~~~~~~
조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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