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둥산 2

강원기행- 민둥산 가는 길

강원도가 나를 사랑하는지는 몰라도 나는 강원도를 사랑한다. 스무 살 젊은 시절, 적잖은 기간을 지금은 태백시로 명칭이 바뀐 철암, 황지, 문곡 등지에서 지낸 적이 있고 그 시절, 가끔씩 고향을 다녀오는 길에 창밖으로 보이는 높은 산과 계곡 그리고 척박한 땅을 일궈낸 분지와 옆 등성이 고랑 낸 밭을 쳐다보는 것을 나는 좋아했다. 이른 아침 충북선에서 갈아 타 태백선으로 이곳까지 오면서 몇 컷 담은 그림은 "산천의구"란 말 그대로 변치 않은 나의 강원도에 대한 사랑이기에 반갑고 정겹고 애틋하기까지 했다. 하여, 민둥산 역에 내렸을 때 철길에 조금씩 흩뿌리는 가랑비마저 나를 반기는 것이라 여겼다. 비는 옷 젖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가늘고 뜸해서 노란 은행잎을 더 노랗게 그렇잖아도 산뜻한 거리는 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