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돌개에서 쇠소깍 방향으로 이어 걷기로 했다. 정방폭포에서 가까운 정류장에서 내려야했는데 두어 개 지나쳤다. 길을 잃었다는 순간의 당혹감은 조용하고 깨끗한 도심의 아침풍경에 금방 잊었다. 바닷가쪽으로 어림짐작 방향을 잡았는데 햇살을 등지고 걸어오는 유니폼 차림의 노인과 마주쳤다. "이고 진 저 늙은이 짐벗어 나를 주오! 나는 젊었거늘 돌인들 무거우랴! 늙기도 서러워라커든 짐을 조차 지실까" - 송강 - 과학문명의 발달은 노인들이 이고 진 짐을 모두 내려놓게 만들었다. 빛이 있으면 그늘이 있는 법 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젊은이들을 가르치고 존경받으며 세상을 이끌었던 시대는 가고 이제는 젊은이들에게 묻고 배우며 세상의 변화를 따라잡아야 하는 더 큰 짐을 지게되었다. 와중에 저렇게 깔끔하게 유니폼을 갖춰입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