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호천에서 부르는 노래

사과를 먹으면서....

조강옹 2019. 12. 24. 08:57

이른 저녁을 마치고


안해가 사과를 깎는데


작은 아해가 한 마디 한다.


“이번 사과 맛...대가리도 없더라”


아해가 소리 낸 대로


이장 귀에 들리는 대로  옮겨 적으니


“이번 사과 맛...때가리도 업떠라”


이 말은 맛없음을 표현할 적 안해가 즐겨 쓰는 말이요


어미 따라 말 배운 아해를 나무랄 일이 아니다.


잠시 생각 끝에 조강 가로되


우리가 맛없음을 이야기 할 적 “맛대가리 없더라” 하고 먹은들


본디 없는 제 맛이 돌아올 리 없거니와 기왕 먹는 것 


“이번 사과는 맛이 좀 덜하더라” 하면


그나마 먹는 사람에 따라  맛은 좀 달라질 수도 있지 않겠나?


맛이 좀 덜하다고 해서 입맛이 한결같지 아니하고


영양분도 따라 적지는 않을 터이니 


우리 기왕에 먹는 것, 먹어야 하는 것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하면서 먹으면 그나마 괜찮치아니하겠는가?


모자 묵묵히 따라 고개 끄덕이는데


한쪽 집어 입에 넣고 먹어보는데  


아삭 아삭 소리 요란하니 그런 대로 먹을 만한걸 가지고........

 

조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