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호천에서 부르는 노래

내정자 여러분께 혹은 국민 여러분께

조강옹 2019. 12. 24. 08:59

어느 정권이구간에 들어선지 반쯤 지나구 보문 대통령께서 디리구 일하던 사람덜 쉬라구 하구 새루 손 바꿀 사람덜을 뽑지유.  이때 어김읎이 국회에서 이른바 청문회라는걸 하지유. 


증말 총리나 장관이 딜지두 몰를 사람을 불러다가 탁자에 물 한병 달랑 갖다 올려놓구 의자 디밀구 댕겨 앉으라하문서 국회의원덜이 번갈아 가문서 죄인 심문하드끼 이런 저런 얘기 묻고 따지다가 승질나문  호통두 치구 하는디  가만 디려다 보문 참 목불인견 문자 아니쓰구 못배길  지경에 이르게 디지유


날씨탓하는게 아뉴. 아무리 손이 딸린다지만 명색이 큰일꾼 뽑는다하문서 어띠키 저런 사람덜만 골라뽑았나 싶기두 하다가  그래두 그중에 질루 낫다는 사람이 저 정도문 예선탈락한 사람덜은 오죽했겄나 싶기두 하구  생각이 이쯤 미치다 보문 가뜩이나 밥맛읎는 요즘 맹물에 찬밥 말어 먹다 잘못 깨문 청양고추 매운맛에 입안이 얼얼해서 찬물 잔뜩 들이키다 이 와중에 문득 역지사지 문자 하나 떠올르게 딘거유


말루는 쉬운것 같으문서 막상 어려운게 이 입장을 바꿔 생각해본다 이건디  가만,

아마두 청와대에서 처음 전화가 왔겄지유.  대통령께서 같이 일줌 했으문 하시는디 의향이 어떠냐 하는 식이 아닐까 짐작이나 해 보는거지유 

시상에나 그 전화 받구 얼마나덜 기쁘셨을까?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어두 일국에 재상에다가 판서자린디...


불러만 주시문 백골쇄신 아니 아니 백골난망이로소이다 이런 생각 아니들겄냐구유

목숨바쳐 충성하구 싶은 생각이 아주 골수에 사무치도록 간절하게 나구두 남을 일이지유

문제는 여기서 버텀 같어유. 제갈공명두 유비가 시번 찾아올때꺼정 빼다가 마지 못한 척  시상에 나왔는디  누가 뺏어가문 어쩌나, 생각이 금새 바뀌시문 어쩌나  조급한 마음에 덥석 받아 자신게 탈이자, 탈의 시작이지 않나 싶어유. 아무리 급해두 윗도리라두 벗어서 털어나 보시구 결정을 하셔야 했는디....... 


꼭 요번 멤버들만 그런건 아니지만 어띠키 약속이라두 한드끼 위장전입에다 병역특혜 기본으루 깔구 부동산투기에다가 위장취업은 원플러스 원이 아니라 투 플러스 투

게다가 사은품처럼 무신 “수상한 돈거래”까지 푸짐하게시리 한상 채려 올리는지 ...


게다가 점입가경- 따놓은 당상이라구 일찌감치 오케이 했다가 위장전입 하나만 가지구두  걸려 넘어져 실격 당한 선배덜 얘기가 바루 엊그제 얘긴디 이젠 그건 기본으로 깔구 두루뭉실 넘어갈라구 하는 분위기에다가 죄송하니 송구스럽니 하는 사과꺼정 어띠키 부른 사람이나 부름에 응한 사람덜이나 진정성 읎기두 그리 닮었는지 결국은 이게 내정자덜 얘긴지 내정한 사람 얘긴지 그것꺼정 헷갈려 어지럽다 이거지유


일일이  다 옮기문 손가락에 물집 잽힐티니께 우선 몇 개 샘플루다가 뽑어 올려보문 말유

상가가 세 개나 디는디 쪽방에 투기까지 했다 하니께 안주인이 한거지 나는 몰렀다구 핑계대는 아저씨-  집에가서 그 안주인 어띠키 감당하실라구 하는 말이며 그 노후 평안하실까 걱정디구유


위장전입 핑계에 부모님을 넓은 집에 모실라다 보니께 그리키 됐다 하는 대목에선 큰집이 사시던 동네는 읎었나 싶은게 시상이나 관직에 눈이 멀어 부모까지 파는구나 싶은디다가

수백명 모아놓구 단상에 올라 자기 입으로 뱉은 말 일절만 해보라 하니께 지가 지입으루 하기는 적절치 않다구 죄송에다 송구만 되풀이 하는 앵무새 같은 내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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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덜 들어보셔유

이 정부 들어서서 종부세 읎애는것두 모잘러서 걷어놓은 세금 도루 부자덜 지갑 불려주문 서 이리키 해야 부자덜이 떡을 사먹을티구 그러다 보문 떡고물은 자연 서민덜 한티 돌아가지 않겄나 하는게 이른바 낙수효과.  어려운 문자 써가문서 볼멘 서민덜 다독이던게 이 정부가 엊그제 한 얘긴디 떡고물은 커녕 쪽방까지 접수해서 뻥튀기 해먹을라 하는것이 혹 그 “부자덜” 아닌가 싶구유


그 쪽방을 사회에 기분지 환원인지한다는 자막뉴스 지나가는거 읽다가 문득 키큰아들 군대를 보냈니 안보냈니 하는 논란이 이니께 대통령 하고자파 그 죄없는 “키큰아들” 소록도 봉사 보내던 “아부지” 생각두 나능거유


“돈 많으문 돈지키다 죽능겨”


돈 버는법 지대루 갈쳐주시지두 않구 서둘러 산으로 가신 울 아부지

당신으로 인해 이 아들은 온전히 행복한거 알구 기신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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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구 사랑하는 내정자 여러분덜

어짜문 청와대 들어가 임명장 받으실분덜 읎잖아 기실거 가튼디 그때 대비해서라두 대통령 광복절 기념사 잠깐 같이 한번 디려다 볼까유


중간에서 쪼끔 위쯤에 요런 대목이 있는거  혹 보셨는지


“이 시점에서 우리는 `공정한 사회'라는 가치에 주목해야 합니다. 공정한 사회는 출발과 과정에서 공평한 기회를 주되, 결과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을 지는 사회입니다.

공정한 사회는 개인의 자유와 개성, 근면과 창의를 장려합니다. 공정한 사회에서는 패자에게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집니다. 넘어진 사람은 다시 일어설 수 있고 일어선 사람은 다시 올라설 수 있습니다.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습니다.

두줄 생략......

공정한 사회야말로 대한민국 선진화의 윤리적 실천적 인프라입니다. 저는 앞으로 우리 사회 모든 영역에서 `공정한 사회'라는 원칙이 확고히 준수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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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씀인지 다덜 아시겄지만  출발과 과정에서 이미 공평하지 못했던 내정자 여러분덜이 하실일두 별반 읎을것 같어서 말이지유


아직두 미련을 버리지 못하구 죄송하구 송구시럽다문서 기회가 주어지문 열심히 하겠다는 입에 발린 말씀 되풀이 하지 마시구 


가끔씩 나라에 큰일이 있을때 관계장관 합동 담화문두 내구 하던디

이참에 내정자 합동 담화문 하나 내보시문 어떨가 싶어서 초안 잡아놨으니 찬찬히 읽어덜 보시구 밑이다가 연명으로 싸인덜 하시문 어떨까 해서유




국민여러분에게 디리는 말씀


저희 내정자 일동은 대통령께서 광복절 기념사를 통해 밝히신 이 정부의 하반기 국정운영에 관한 내용 중 공정한 사회라는 가치에 같이 주목하면서  우린 이미 충분히 공정하지 못했으므로 대통령께서 우리에게 주신 기회를 이미 충분히 공정한 사람에게 양보하고자합니다.


이는 그동안 국민 여러분께서 지켜보신 바와 같이 우린 이미 공정하지 못하였으나 우리의 자녀, 우리의 후손들이 “공정한 사회”에 대한 가치에 주목할 공평한 기회를 주기 위함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내정자들을 기점으로 하여 공정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기회를 얻는 “공평하지 못한 사회”를 마감하고 이미 공정한 사람들이 앞장서서 “공평한 사회”를 건설하여 “출발과 과정에서 공평한 기회를 주되, 결과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을 지는 사회”를 건설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리하여 존경하는 이명박 대통령으로 하여금 우리 사회 모든 영역에서 `공정한 사회'라는 원칙이 확고히 준수되도록 도와드리기 위함이며 불러주신 분에 대한 도리라고도 생각합니다.  또한 기념사에서 밝히신  “공정한 사회에서는 패자에게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진다는 말씀과 넘어진 사람은 다시 일어설 수 있고 일어선 사람은 다시 올라설 수 있다”는 말씀에 다같이 동감하지만 우리 내정자 일동은 첫 번째이자 마지막 “예외”로 남고자 합니다. 그동안 물의를 일으켜 심려를 끼쳐드린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스럽고 죄송한 마음으로 물러가면서 올립니다.

 

 


- 88내정자 일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