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이여, 그 물울 건너지 마오!
임은 그예 그 물을 건느시다
물에 빠져 돌아가시니
임이여, 이 일을 어찌할꼬?!
고조선시대 가요
첫 귀절을 제목으로 해서 공무도하가 또는 공후인이라 불리운다.
백수광부가 아내의 만류를 뿌리치고 물을 건너다가 빠져죽자 아내 또한 공후를 타며 이를 슬퍼하다 남편의 뒤를 따랐다고 전해지는 슬픈 이야기, 슬픈 노래이다.
이가 아니래도 "요단강 건너서 만나리" 하는 장례식장에서 기독교인들이 부르는 노래의 한 귀절에서 보거나 흔히들 "물건너 갔다!" 라는 탄식에서 보듯 다시는 되돌릴 수없는 이별을 의미한다.
음력 동짓달 열사흗날
어머니의 여든 일곱번째 생신
슬그머니 일천 원씩 올라버린 조조 극장요금은 육천 원이었다.
예쁘게 늙으신 노 부부의 아름답고 애절한 사랑이야기
"워낭소리"에 이어 어머니께서 보시기에 괜찮겠다 싶어 모시고 갔다.
선남선녀가 만나 사랑을 하고 엥간하믄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서로를 의지하며 같이 살라!
할머니와 할아버지께옵서는 서로 깎듯이 존대하며 또한 짓궂은 장난도 즐겨하시며 각시와 신랑으로 사시다 할아버지께서 먼저 "물을 건너"가신다.
공후를 타듯 할머니가 할아버지의 무덤가에 앉아 슬피우는 장면을 시작과 끝으로 영화관에 불이 밝혀졌으나 누구 하나 냉큼 일어설 생각아니하고 스크린에 줄줄이 자막이 한참을 올라가고서야 하나 둘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
가만 돌이켜 생각하니 선친께서 "물건너 가신지" 꼭 서른해째다.
그해 귀향하여 오늘에 이르렀으니 고부간의 인연으로 한집에 살면서 고운정 미운정 적당히 섞이며 살아낸 세월이 꼭 서른해째이기도하다.
일찌기 시부모 봉양에 열과 성을 다한 바 있으므로 마땅히 시부모로써 봉양을 받아야 함에도 시대가 이를 부도냈고
앞으로 고대죽어도 자식에게 얹혀살 일이 없으므로 내게 얹혀 살고자 하는 시부모 봉양의 의무를 부여받은 바 없음에도
숙명처럼 얽혀 살아오면서, 살아가면서
그래도 서로 서로 의지삼어 오늘에 이른것에 감사하며 앞으로 또한 이같이 살아가리라!
"우리 또한 내외간에 서로 아껴가며 백년해로하되 가급적 내가 앞서 가서 기다릴터이니 임자는 깔끔하게 뒷 마무리하고 나를 따르시오"
점심은 평소 즐겨찾던 공주 칼국수집으로
말없는 약속 두 개 다짐이라도 하듯
각자 주문하되
아주 맵게 하나, 얼큰하게 하나, 안매웁게 하나
칼국수위에 얹어주는 쑥갓향 처럼 상큼 매큼했던 하루
남아있는 나날. 다가오는 나날들이 늘 오늘같게 하여주옵소서!!
아주매운 칼국수 먹은 조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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