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통로 가운데 물건을 진열해 놓고 파는 진열대
다섯 켤레를 한 다발로 묶어서 오천 이백원!
발목에 두른 검은띠 오른쪽 상단으로 말아 올라간 검은 무늬는 나이키 로고
알고도 속아주는것이 어느덧 미덕이 되어버린 이른바 "짝퉁"이라오.
5만 2천원 일시불 결재
들어는 보았지만 보지는 못한 비비안.
"영감! 브래지어도 값나가는 것을 사서 차니 이렇게 편할수가 없사옵니다"
"어떻게 얼만큼이나 편하길래 그러시오?"
"마치 아니찬듯이 가쁜하옵니다"
"어허! 그말씀 참 해괴하오. 비싼 돈 들여 아니찬듯이 가쁜 할 바에는 차라리 차지를 아니하면 돈 안들이고 가쁜할터인데 굳이 돈 들여 가쁜하려 그러시오?"
"그 말씀 이해하지 못하는 바 아니오나 그리하오면 멱살이 늘어져 아니되옵니다."
"이미 늙어 늘어질 때도 되었는데 늘어지는것이 무슨 대수라 그러시오?"
"쯧! 이렇게 한심하고 답답한 냥반하고 사는 내가 참 답답하오이다"
"누가 할 소릴 누가 하는 지 모르겠소이다 그려"
두 내외 싸웠는고로 싸운사람들 처럼 말 안하고 들어와 자리에 누운것이 엊그제였다.
.....
일금 오만 이천원짜리 멱살잡이를 가슴패기에 두루고 앉아 세 켤레 오천 이백원도 아니하는 남편의 구멍난 양말을 개켜 다시 신게 하는 안해는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 하고 있을까?
입하, 소만 다 지났는데 자꾸만 뒤꿈치가 시려온다.
조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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