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거더억 빠개지는 소리내며 열리는 부엌문 밀고 들어가 단지 뚜껑을 열고 종그래기로 하나, 둘. 셋.. 마당끝 우물가 펌프질해서 절대 서두를 일은 아니다. 바가지 두 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물에 담긴 쌀 흔들어 옮기다 보면 돌에섞인 쌀 몇톨 남었다. '널랑은 내 먹을게 아니다' 마당에 뿌려대면 조선닭 댓마리 우르르 몰려와 쪼아먹었다. 국민핵교 3학년이니 내 손도 고사리 같었겄지 솥뚜껑 열고 물 한 바가지 부었다 도루 퍼내는 것을 가셔낸다고 그랬다. 거기다가 일은쌀 붓고 왼쪽 손바닥을 얹은 다음 가운데 손가락 둘째마디와 세째마디 중간까지 물을 채우고 뚜껑을 닫었다. 네모난 성냥곽에 신앙촌이라 써있었던가? 성냥골 그어 아궁이 불 지피고 부짓깽이 가지구 이리 저리 뒤적이다 보면 솥뚜겅 틈새에서 내려오는 눈물같..